선발 투수가 1회에 강판된 가운데서도 한화 이글스의 불펜진은 모처럼 철벽을 자랑했다. 9이닝 무실점을 만든 불펜진이 팀의 7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한화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3차전 경기에서 9-5 재역전승을 만들었다. 이로써 한화는 길고 길었던 7연패를 마감했다. 시즌 3승(12패)째.
경기 초반만 하더라도 한화는 연패의 터널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듯 했다. 1회초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1회말이 문제였다. 선발 김민우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무사 2루에서 김민우는 김문호의 투수 땅볼 타구를 1루에 악송구 했다. 결국 허무하게 1-1 동점을 내줬다. 이후 계속된 무사 2루에서 아두치에 적시타를 허용했고 최준석에 볼넷을 내준 뒤 만들어진 1사 1,2루에서 황재균에 적시타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한화는 김민우를 결국 마운드에서 내렸다. 이후 송창식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올라왔다. 하지만 박종윤에 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에 몰린 뒤 정훈에 밀어내기 볼넷, 문규현에 희생플라이를 맞아 2점을 더 내줬다. 김민우의 실점은 5점까지 늘어났다. 한화는 1-5로 뒤졌다.
그러나 한화에 포기는 없었다. 김민우의 뒤를 이은 불펜 투수들은 분명 의지와 각오를 갖고 있었다. 1회말 김민우의 승계주자를 들여보내긴 했지만 송창식은 2회부터 자신의 몫을 다했다. 2회말 김문호에 안타와 2루 도루를 허용해 무사 2루의 위기에 봉착했지만 아두치를 유격수 땅볼, 최준석을 삼진,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았다. 향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전기가 됐다.
결국 송창식은 3회 2사후 정훈을 안타로 내보내긴 했지만 2루 도루 시도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 했다. 4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송창식은 문규현에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송창식은 사실상 선발 투수의 역할을 하면서 3이닝 동안 64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뒤 공을 박정진에게 넘겼다.
본격적인 불펜 싸움의 시작. 한화가 자랑하는 철벽 불펜들이 차례로 등판했다. 박정진은 4회말 무사 1루에서 올라와 손아섭, 김문호, 아두치의 롯데 좌타 라인을 범타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그리고 윤규진이 5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윤규진도 뚝심으로 마운드를 버텼다. 5회 선두타자 최준석에게 볼넷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후 황재균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강민호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윤규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선두타자 박정진에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들을 역시 범타 처리 하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7회부터는 권혁과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필승조가 가동됐다. 권혁과 박정진 역시 별다른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7회에 마운드에 오른 권혁은 8회말 선두타자 황재균에 볼넷을 허용한 뒤 강민호를 뜬공 처리하고 공을 정우람에게 넘겼다. 정우람은 대타 김주현부터 상대했고 김주현을 삼진, 그리고 정훈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9회말, 정우람은 마지막 3개의 아웃카운트를 지키며 기나긴 연패를 끝냈다. 이날 한화 불펜의 성적은 도합 9이닝 5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화 불펜에 8연패는 없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