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코프랜드의 몬트리올 시범경기 호투보고 영입 결정
코프랜드, 오늘 고척 넥센전 등판...올 시즌 LG 운명 좌우할 경기
스캇 코프랜드(29)는 전형적인 미국 프로야구선수의 인생을 걸었다. 특급 유망주도 아니었고, 마이너리그를 조기 졸업할 정도로 실력이 빠르게 늘지도 않았다. 하지만 꾸준했다.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며 마이너리그 5년 동안 기량을 향상시켰다. 2015년 5월 마침내 빅리그행 통보를 받았고, 6월 11일 빅리그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코프랜드의 야구인생에 ‘반전’이란 두 글자가 다가오는 듯했다.

아쉽게도 거기까지였다. 다음 선발 등판 경기에서 4이닝 3실점, 그 다음 선발 등판 경기에선 1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고 말았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처음 맛본 빅리그 선발승은 그 무엇보다 달콤하고 짜릿했다. 지난해 12월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올해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를 통해 빅리그 재도전에 나섰다.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내야 한다. 이번이 빅리그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코프랜드는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 하루 전까지 엔트리에 생존, 마지막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4월 1일 몬트리올에서 열린 보스턴과 경기에 출장, 3이닝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보스턴이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지만, 코프랜드는 변화무쌍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차분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이날 코프랜드가 만든 아웃카운트 9개 중 6개가 땅볼이었다.
코프랜드는 시범경기 기간 총 4경기 6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00을 찍었다. 피안타는 단 하나, 무결점의 가까운 투구였다. 그럼에도 빅리그에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시범경기 내내 무실점 투구를 했지만, 이번에도 차가운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아야했다.
남는 게 없지는 않았다. KBO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코프랜드를 꾸준히 관찰했고, 이 중 LG 트윈스가 몬트리올 경기를 보고 코프랜드 영입을 확정지었다. LG에서 외국인 스카우트 업무를 맡고 있는 잭 한나한은 코프랜드를 영입한 이유에 대해 “코프랜드의 가장 큰 장점은 싱커다. 싱커가 좋고 오프스피드 피칭과 커맨드도 뛰어나다. 낮게 던지면서 스트라이크존 양 쪽을 이용할 줄 아는 투수다. 4월 1일 토론토와 보스턴의 시범경기가 아주 적절한 예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코프랜드는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택한 배경을 두고 “사실 재작년 겨울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작년에 메이저리그를 경험했고, 첫 두 경기서 괜찮았기 때문에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스프링 트레이닝을 치르며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토론토 선발진이 좋았기 때문에 내게 기회가 오기 힘들어 보이더라. 그래서 한국행을 택하게 됐다. 한국에서 더 발전해서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코프랜드는 한국에 들어온 후 한 차례 실전과 두 차례 불펜 피칭을 통해 KBO리그 데뷔전을 준비했다. 그리고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넥센을 상대로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선다.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첫 무대, 긴장이 안 될 수 없다. 그런데 이는 코프랜드 뿐이 아니다. 코프랜드를 포함한 LG 선수들 모두 이날 고척돔 첫 경기를 치른다. 선발투수 우규민을 제외하면, LG 선수 모두가 고척돔에서 큰 경기를 치른 경험이 없다. LG는 시범경기 기간에도 넥센과 원정경기가 없었다.
양상문 감독은 코프랜드의 데뷔전 시점을 놓고 고심해왔다. 21일 잠실 NC전과 22일 고척 넥센전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다가 고척 넥센전을 택했다. 양 감독은 지난 21일 NC전을 앞두고 “코프랜드가 내일 등판하게 된 3, 4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우리가 고척돔에서 처음 경기를 치르는 만큼, 외야타구보다는 내야타구가 부담이 덜할 것으로 생각했다. 코프랜드는 플라이볼 보다는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는 유형이기 때문에 이러한 안전장치를 생각해 내일 선발 등판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양 감독은 “잠실구장 그라운드 상태도 생각을 했다. 개막전까지만 해도 잠실구장 그라운드가 괜찮았는데 요 며칠 사이에 불규칙 바운드가 많아졌다. 날씨가 갑자기 변하면서 그런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 다시 좋아지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척돔의 경우, 인조잔디기 때문에 잠실구장보다 내야땅볼 처리가 용이하다.
LG는 지난 21일까지 15경기를 치르며 8승 7패 리그 3위에 자리하고 있다. 144경기 마라톤에서 이제 몇 걸음 움직인 만큼, 지금 성적에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내부성찰을 통해 발전을 꾀하는 게 중요하다. 변수를 상수로 만들어 전력을 안정시켜야 한다.
LG에 있어 코프랜드는 아직 변수다. 하지만 코프랜드가 4월 1일 몰트리올에서 보여준 모습을 재현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힘들게 맞춘 선발진 마지막 퍼즐이 기대를 충족시켜 줄 경우,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LG의 반란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