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윤 폭풍주루, 김용희 아찔했던 사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4.22 17: 23

발로 만든 결승점이었다. 정의윤(30, SK)이 주무기인 대포가 아닌 발로 팀을 구해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김용희 SK 감독은 가슴이 철렁거렸다. 자신의 아팠던 기억 때문이다.
정의윤은 2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주루로 팀의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2-2로 맞선 4회 1사 1루였다. 안타를 치고 나간 정의윤은 기습적인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송구가 외야로 튀는 것을 확인한 정의윤은 주저 없이 3루로 내달렸다.
3루로 가는 과정에서 한 번 주춤하기도 했던 정의윤이었지만 상대 외야수의 송구가 3루 키를 넘기며 홈까지 파고들었다. 기진맥진한 상황에서도 홈을 밟아 발로 팀에 기여했다.

하지만 SK 덕아웃 분위기는 환호보다 걱정이었다. 김 감독부터가 그랬다. 자신이 비슷한 상황에서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실업야구 시절이었던 1979년이었다. 당시 실업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던 김 감독은 주루 플레이 도중 허리 부상을 당했다.
김 감독은 22일 인천 NC전을 앞두고 “나도 정의윤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2루 도루를 하다 공이 빠져 3루로 갔는데 3루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다리가 벌어지는 바람에 허리에 부상을 당했다”라면서 “공이 또 뒤로 빠졌는데 홈으로 빨리 들어오라고 하더라. 거의 기어서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그 부상으로 5개월을 뛰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당시는 지금보다 의료 기술이 발전하지 않아 허리 수술은 사실상 선수 생명의 끝을 의미할 수도 있었다. 다행히 해당 병원의 의사였던 김 감독의 선배가 “수술하면 선수로 뛰지 못한다. 하면 안 된다”라고 수술을 취소시킨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은퇴할 때까지 허리 통증을 안고 살았다.
김 감독은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걱정부터 들었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우리 때는 웨이트트레이닝이 체계적이지 않았을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이 웨이트로 단련을 시킨다. 그 차이가 부상을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윤도 그 상황을 떠올리며 김 감독의 해석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정의윤은 큰 부상 없이 22일 정상 출전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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