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질주 두산, KS 우승 효과와 자신감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 분위기
두산은 지난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이듬해 후유증에 시달리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해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룬 뒤 맞이한 올해는 전혀 다르다. 우승 후유증이 아니라 우승 효과가 두산 선수단을 휘감고 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시즌 17경기에서 12승4패1무 승률 7할5푼으로 10개 팀 중에서 1위에 올라있다. 2위 SK(11승7패)에 2경기차로 앞서며 4월부터 독주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9경기 7연승 포함 8승1패로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다.
두산의 1위 질주는 투타의 조화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팀 평균자책점 1위(3.56)와 팀 타율 2위(.300)에 최소 실책(9개)까지 투수력·타력·수비력이 아주 고르게 안정돼 있다. 어느 한 곳도 빈틈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팀 전체 선수층도 탄탄하다.
하지만 야구는 단순히 전력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 팀 분위기를 빼놓고 설명이 되지 않는다. 두산 토종 에이스 유희관은 "작년에 우승을 해서 그런지 선수단 전체가 이기는 맛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지고 있어도 언제든 역전할 수 있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두산 주장 김재호도 "지난해 큰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경험이 쌓였다. 타자들의 경우 못 치고 있어도 다음에 만회하면 된다는 여유가 있다. 선수들도 선후배 모두 친구 같은 분위기다. 누가 더 안타를 많이 치는지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하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만 느끼는 분위기는 아니다. 두산 강석천 수비코치도 "확실히 우승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여유가 생겼다. 요즘 분위기를 보면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우승을 하지 못한 부담감을 지난해 떨쳐냈고, 이제는 선수 본연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이제 시즌은 17경기밖에 하지 않았다. 앞으로 127경기가 더 남아있다. 김재호는 "팀 전체가 자신감과 여유를 갖고 있지만 여기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도 매경기 눈앞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잡는 게 중요하다"고 긴장의 끈을 조였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두산의 우승 효과가 시즌 마지막까지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