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상승세’ 세든, 다승왕 면모 되찾아간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4.23 20: 16

SK 외국인 크리스 세든(33)이 든든한 투구로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3년 리그 다승왕의 면모를 서서히 되찾아가며 SK 선발진의 확실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세든은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2회 이호준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뺏기기는 했지만 그 후로는 NC 타선을 거의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79에서 3.46까지 낮췄다.
사실 이날 세든은 적잖은 부담감 속에 등판한 처지였다. NC 타선이 만만치 않은데다 SK는 21일과 22일 필승조를 총동원하는 경기를 펼쳤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연투에 걸려 있어 이날은 되도록 휴식을 취해야 했다. 동원할 수 있는 불펜 투수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세든이 6~7이닝을 소화해줘야 승산은 물론 24일 이번 주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통산 NC와의 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79로 강했던 세든은 이날 자신의 몫을 거의 완벽하게 수행했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40㎞ 정도에 머물렀으나 좋은 제구로 스트라이크존 곳곳을 찔렀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활용해 NC의 장타력을 피해갔다. 타선도 4회까지 8점을 지원하며 세든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세든은 경기 후 "무엇보다 팀이 승리를 거둬서 기쁘다. (포수) 이재원이 공격적으로 잘 리드한 부분이 큰 힘이 됐다"라면서 "어제 불펜 소모가 많아 내가 좀 더 긴 이닝을 소화하겠다는 마음보다는, 원래 경기 전 내 목표가 공격적으로 최대한 한 이닝을 짧게 던지고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로지 거기에 집중하고 투구했다"라고 말했다.
2013년 14승을 기록하며 리그 다승왕에 올랐던 세든은 2014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하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일본에서 실패했고 2015년에는 대만프로야구에서 뛰는 등 경력이 내리막길이었다. 트래비스 밴와트(현 kt)의 부상으로 새 외국인이 필요했던 SK와 다시 손을 잡았으나 재입단 초기에는 부진했다.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시절의 영상을 꾸준히 보며 밸런스를 다듬었고 지난해 후반기에는 안정적인 투구로 SK의 역전 5위행에 힘을 보탰다. 재계약에 성공한 세든은 이날 경기까지 올 시즌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몸값(계약금, 연봉 총액 45만 달러)을 생각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겨울 동안 착실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힘을 불린 것이 지금까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2013년에 비하면 구속이 2~3㎞ 정도 떨어진 상황이지만 어차피 구속으로 승부를 보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타자가 볼 때 까다로운 투구폼과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각 좋은 공과 변화구 제구가 동반된다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 이날 투구내용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세든의 자존심 회복과 함께 SK 선발진도 탄력을 받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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