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고원준 난조의 도미노’ 롯데, 사라진 롱릴리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4.23 21: 01

롯데 자이언츠 선발 고원준이 난조를 보이며 조기 강판된 가운데, 투수진 운영에서 연쇄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며 붕괴됐다.
롯데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2차전에서 10-16 대패를 당했다. 시즌 9패(10승)째를 당했다.
이날 롯데는 선발 투수인 고원준이 조기에 강판되면서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마땅한 롱릴리프가 없는 가운데서 경기 중반 속절없이 점수를 헌납하며 일찌감치 항복 선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롯데는 선발 투수인 고원준을 1군 콜업 시켰다. 엔트리 변동이 있어야만 했다. 대신 좌완 투수 차재용이 말소됐다.
롯데의 투수진 엔트리는 13명. 고원준이 등록되면서 선발 투수만 총 6명이 됐다. 롱릴리프였던 이성민이 선발로 이동하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가용할 수 있는 불펜 자원은 7명. 손승락과 윤길현의 필승조를 제외하면 5명의 불펜 투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성민이 선발로 분류되면서 롯데는 마땅한 롱릴리프가 없었다. 경기 전 조원우 감독 역시 “이성민이 선발로 이동하면서 롱릴리프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가 적어서 힘들긴 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고원준이 3이닝 만에 강판됐다. 고원준이 3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난타 당하며 6실점 했다. 불펜은 빠르게 가동시켜야 했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좌완 김유영을 두 번째 투수로 올렸다. 강한울-신종길-노수광으로 이어지는 좌타 라인을 상대하기 위한 수였다. 일단 김유영은 강한울의 번트를 뜬공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후 신종길과 노수광에 연속 볼넷을 허용하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롯데는 다시 한 번 투수를 교체해야 했다. 1점 차로 뒤진 가운데 점수 차를 붙들기 위해 추격조가 마운드에 올라야 했는데 우완 박진형을 택했다.
롯데로서는 선택지가 많이 없었다. 김성배가 등판이 가능했지만 앞선 등판에서 승계주자를 실점하는 등 불안함이 많이 엿보였다. 이는 정대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정민은 16일 한화전 34개, 22일 KIA전 10개를 던지는 등 이번 주 투구수가 많았다.
박진형은 사실 롱릴리프에 적합한 선수. 앞선 4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긴 했지만 접전의 위기 상황에서 검증이 되지 않았다. 롯데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모험수였다.
결국 박진형은 위기를 온전히 넘기지 못했다. 이날 물이 오를 대로 오른 KIA 타선을 상대해 낼 수 없었다. 4회 1사 만루에서 김주찬에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연타를 허용했다. 김주형과 서동욱에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여기에 서동욱의 번트 안타때 1루수 박종윤의 송구 실책까지 나왔다. 이후 1사 2,3루에서 대타 브렛 필에 적시타를 허용한 뒤 이어진 1사 1,3루에서 신종길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병살이 되지 않았다. 이후 노수광 김주찬, 나지완에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4점을 내줬다.
4회가 시작되기 전 롯데는 4-5로 KIA를 바짝 추격했지만 5회초가 끝난 뒤 점수는 4-12로 크게 벌어졌다. 롱릴리프로 활용할 만한 투수가 더 필요했지만 박진형을 고육지책으로 끌고 가야만 했다. 박진형은 이날 2⅔/이닝 63구 8피안타 5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다.
뒤늦게 타선이 폭발했고 이정민과 김성배를 뒤늦게 투입했지만 이미 승부는 일찌감치 결정된 뒤였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