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각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다웠다. 승자와 패자는 한끗 차이로 갈렸지만 김광현(28, SK)과 에릭 해커(33, NC)가 좋은 투구 내용으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손에 땀을 흘리게 했다.
김광현과 해커는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빅뱅을 벌였다. 1승1패씩을 나눠 가진 상황이라 위닝시리즈를 결정하는 경기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중요했다. 최근 해커는 3경기에서 전승, 김광현은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김광현은 자신의 통산 100승도 걸려 있는 경기였다.
두 선수는 통산 상대 전적에서 다소간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워낙 좋은 구위를 가진 선수고 이날은 예민한 집중력까지 과시하며 힘을 냈다. 김광현은 최고 151㎞에 이르는 강속구와 슬라이더, 그리고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섞으며 좋은 완급 조절을 선보였다.

해커는 김광현만한 강속구는 아니었지만 스트라이크존 양옆을 꽉 차게 찌르는 제구력을 바탕으로 SK의 예봉을 피해갔다. 피안타가 9개나 됐지만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능력도 과시했다.
두 선수의 집중력은 무사사구에서 잘 드러났다. 해커는 볼카운트가 몰리는 상황에서도 확실한 제구력을 과시하며 무사사구를 기록했다. 평소 볼넷이 적지는 않은 김광현 또한 이날 커브 제구가 확실하게 들어가며 확실히 좋아진 제구를 뽐냈다. 8회 지석훈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을 뿐 역시 볼넷은 없었다.
볼넷은 수비하는 동료는 물론 팬들도 지루하게 한다. 그러나 두 선수는 공격적인 승부로 모두 7이닝 이상을 던지는 호투를 이어갔다. 여기에 어느 한쪽도 무너지지 않으며 끈적끈적한 승부를 했다. 휴일을 맞아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좋은 승부룰 했다.
보통 에이스 매치에서는 서로의 투구를 의식하지 않을 수도 없다. 다만 어찌됐건 승자와 패자는 갈려야 했다. 해커는 7이닝 동안 3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8이닝 2실점 역투를 펼친 김광현이 이날은 좀 더 좋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