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좌완 장원준(31)이 프로 데뷔 13년 만에 개인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화려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꾸준한 투구로 당당히 100승 투수 클럽에 가입했다.
장원준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치러진 한화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두산의 5-1 승리와 함께 시즌 3승째, 통산 100승째. 지난 2004년 롯데에서 프로 데뷔한 뒤 13년, 11시즌, 292경기 만에 10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두산 소속 투수로는 1993년 9월14일 사직 롯데전 장호연에 이어 두 번째.
김광현이 이날 오후 2시 경기로 열린 문학 NC전에서 8이닝 2실점으로 먼저 100승 투수가 된 가운데 장원준도 곧 따라잡았다. 최고 146km 속구(35개)보다 슬라이더(22개) 체인지업(16개) 커브(11개) 등 변화구를 적극 활용하며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쳤다.

지난 2004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장원준은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입단 첫해 4월8일 사직 두산전에서 구원승으로 프로 첫 승을 올렸고, 같은 해 8월1일 무등 KIA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첫 선발승을 거뒀다.
첫 해 3승을 시작으로 2005년 5승, 2006년 7승, 2007년 8승으로 조금씩 승수를 높였다. 데뷔 초에는 좋은 구위에도 제구가 안 돼 성장통을 겪었지만,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12승으로 처음 두 자릿수 승수 고지를 밟았다. 2009년 13승, 2010년 12승에 이어 2011년에는 15승 투수가 됐다.
2012~2013년에는 2년간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쳤고, 2014년 복귀 첫 해에도 10승을 채웠다. 시즌을 마친 뒤 FA 투수 최고액 84억원을 받고 롯데를 떠나 두산으로 이적했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첫 시즌에도 12승을 올리며 FA 모범생으로 떠올랐고, 올 시즌 역시 4경기 만에 3승을 추가하며 마침내 100승 투수로 올라섰다.
입단 초 장원준은 좋은 구위에도 불안한 제구와 도망가는 투구가 문제였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제구를 정교하게 가다듬고, 슬라이더에 서클체인지업까지 연마하며 정상급 투수로 거듭났다. 무엇보다 선수생활 내내 큰 부상 없이 지난 8시즌 연속 규정이닝을 채웠다. 어느 순간부터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로 인정받았다.
올 시즌 성적도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2.88. 초반이지만 최강 선발진을 자랑하는 두산의 일원으로 한 축을 맡고 있다. 소리없이 강한 투수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아직 만 31세, 지금의 꾸준함이라면 150승, 나아가 200승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