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뒤 일본으로 건너간 앤디 밴헤켄(37, 세이부)이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재팬 드림’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세이부는 24일 경기를 앞두고 밴헤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밴헤켄은 23일 라쿠텐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2⅓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조기강판됐다. 투구수는 단 55개였지만 초반 난조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넥센에서 4년간 뛰며 통산 120경기에서 58승32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던 밴헤켄은 올해 세이부와 계약을 맺고 일본 무대에 도전했다. 2014년 20승을 거두는 등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터라 기대를 모았다. 구속이 빠른 투수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제구력을 가지고 있어 일본 무대에서도 어느 정도 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 행보는 완전히 기대에 어긋나고 있다. 밴헤켄은 첫 5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으나 1승도 따내지 못하고 패전만 세 번 안았다. 4월 3일 라쿠텐전에서 7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네 번의 등판에서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직전 두 차례의 등판에서는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등 부진이 계속되자 결국 2군행을 통보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타자들의 정교한 선구안에 특유의 포크볼이 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구속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라 유인구에 속지 않을 경우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볼넷이 많아진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다시 1군에 올라올 가능성도 있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팀의 차이는 있겠지만 2014년 크리스 세든(당시 요미우리)의 경우 2군으로 내려간 뒤 한참 기회를 얻지 못해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