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래의 거인의 꿈] ‘이제 한 달’ 조원우호, 기다림이 필요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4.26 13: 00

이제 한 달이다. 조원우 감독의 롯데 자이언츠는 순항을 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원호는 순항하고 있다. 흔들림 없이 믿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롯데는 20경기를 치른 현재, 10승 10패, 정확히 승률 5할을 마크하고 있다. 최근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에서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허용하는 등 2연패를 당하며 1승2패,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다.
위기라면 위기다. 믿었던 선발진이 흔들린다. 송승준과 고원준이 부상으로 잠시 팀을 이탈했다. 고원준은 돌아왔지만 아직 본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아울러 의심하지 않았던 조쉬 린드블럼이 4경기 연속 피홈런을 허용하는 등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조원우 감독은 원했던 ‘선발 야구’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은 당연하고, 본의 아니게 ‘불펜 야구’를 구현할 수밖에 없었다. 윤길현과 손승락 ‘98억 듀오’가 버티는 불펜진이 간신히 현재의 불펜진을 떠받치고 있다. 
타션 역시 손아섭-김문호의 테이블세터의 불붙은 감각이 잠시 주춤하고 있다. 큰 틀의 변화는 없지만 타이트한 경기가 계속되자 엔트리에 대한 활용폭이 제한되고 있었다. 아울러 공수겸장의 주전 유격수로 공을 들였던 오승택은 부상으로 조원우 감독이 제대로 활용해보지도 못하고 떠나보내야 했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은 현 상황을 무리하게 헤쳐 나가고 싶지 않다. 여유 있게 바라보고 있다. 어깨 부상으로 재활 중인 홍성민은 최대한 휴식을 취하게 한 뒤 복귀시킬 계획이다. 급하게 활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송승준 역시 마찬가지다.
아울러 믿음이 있다. 현재 롯데 불펜진에서 가장 부진한 선수들을 꼽자면 정대현과 김성배, 이명우 등 3명이다. 감독은 믿음을 갖고 이들이 제 몫을 해줄 날을 기다리고 있다. 2군으로 내려 재정비의 시간을 갖게 할 수도 있지만 결국 이들이 해줘야 만 여름과 가을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이 조원우 감독의 생각이다. 차츰 나아지고 회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들에게 무한정 믿음을 주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경합을 펼칠 수 있는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지난 23일 사직 KIA전, 롯데는 선발 고원준이 4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점수는 4-5, 1점차. 추격 사정권에 뒀다. 여기서 조원우 감독은 김유영과 박진형으로 이어지는 젊은 계투조들을 투입했다. 결과는 실패했다. 이들은 7점을 헌납하면서 점수를 4-12로 만들었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은 김유영과 박진형이 단순한 패전조 보다는 좀 더 성장하기를 바랐다. 조 감독은 이튿날 경기를 앞두고 “김유영은 완전한 패전조보다는 좌타자 상대로 좀 더 상대해주기를 바랐다. 잘 막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면서 “박진형도 공이 요새 좋았다. 5회까지만 잘 막았으면 바랐다”고 말하며 이들을 투입시킨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리고 조 감독은 “김성배, 이명우, 정대현이 살아나야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박진형과 이정민도 잘 하고 있다. 위치가 바뀔 수도 있다. 경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한정 믿음을 주기 보다는 불펜진에 조금이나마 긴장감을 형성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사실, 아직 시즌이 시작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다. 조원우 감독의 1년 차 시즌 중 딱 한 달이 지났을 뿐이다. 한 달 동안 구상을 정리하면서, 어떤 야구를 펼쳐나갈 지를 재정립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당연히 시행착오의 과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믿음을 바탕으로 조금씩 색깔을 찾아나갈 것이다. 조원우 감독의 구상은 큰 틀에서는 아직 변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의도치 않은 부상으로 구상이 조금씩 어긋난 면도 있다.
그렇기에 더욱 기다려야 한다. 순항 중인 조원우호에는 비난보다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조원우호는 현재, 충분히 잘 하고 있다. /롯데 담당기자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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