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브라이스 하퍼 “전설과의 경쟁은 영광”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4.26 14: 58

2012 NL 신인왕, 2015 NL MVP 수상 위업
5년차 시즌에 전설적 타자들과 비교되는 위상
 지금 메이저리그는 브라이스 하퍼(24, 워싱턴 내셔널스)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타율 3할3푼, 42홈런 99타점으로 내셔널리그 MVP를 거머쥔 그는 더 큰 목표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신인왕(2012)과 MVP는 그 과정에서 얻은 부산물로밖에는 안 보일 정도로 하퍼는 앞만 보고 달리는 기관차 같은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

하퍼는 26일(이하 한국시간)까지 18경기에서 타율 3할2푼3리, 9홈런 23타점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통산 510경기에서 449삼진을 당했지만, 올해는 삼진이 9개다. 삼진이 2경기 당 1개로 줄어든 반면 볼넷은 10개다. 아직 볼넷이 지난해 페이스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지만, 대신 홈런은 더 빠르게 누적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OPS(1.260)는 지난해 기록인 1.109보다 좋다.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 D.C.의 내셔널스 파크의 클럽하우스에서 경기를 앞두고 있던 그에게 어떻게 이런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는지 묻자 그는 “내가 하는 루틴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너무 운동을 많이 하려고도 하지 않았고, (타석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참을성 있게 공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핵심은 기다림에 있었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변화구에 손이 나가며 앞선 네 시즌 중 세 번이나 100삼진을 넘겼던 그는 점차 삼진 잡기 어려운 타자가 되고 있다. 삼진이 줄어든 비결에 대해 그는 “벗어나는 공에 따라가지 않지 않게 됐다. 빠지는 공 하나를 참아내면 치려고 했을 때보다 출루할 일이 많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퍼의 타격 동작에서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것은 임팩트 순간에 뒷발인 왼쪽 다리를 올리는 것이다. 일부러 다리를 올린다기보다 타구에 힘을 싣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들리는 동작으로, 국내 여러 구단에서 활동했던 한 타격코치도 하퍼와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장타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지론을 갖고 선수들을 지도했다.
지금은 왼발이 전처럼 크게 들리지는 않는다. 하퍼가 생각했을 때 다리 움직임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 “아직도 왼발은 땅 위로 조금 뜬다”는 그는 “내 느낌이 중요할 뿐이다. 힘은 손을 이용해 강하게 치는 동작에서 나오는 부분이 가장 크다”라고 덧붙였다.
하퍼는 만으로 24세가 되기도 전에 통산 100홈런을 돌파해 향후 배리 본즈의 762홈런을 깰 후보 중 하나로도 꼽힌다. 현역 대표주자인 알버트 푸홀스, 올해 명예의 전당에 오른 켄 그리피 주니어보다 빠른 페이스로 100홈런 고지에 올랐다.
물론 그는 “정말 대단한 경쟁에 함께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겸손해지지 않을 수 없다. 전설적인 선수들과 함께 언급된다는 것은 영광이다. 나를 위해 계속 인내하면서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매일 경기를 즐기고,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야구를 하고 싶다”며 아직은 먼 얘기라는 생각을 표현했다.
이제 5번째 시즌에 불과하지만, 리그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곧 종목의 아이콘이 될 가능성도 있다. “탐 브래디, 데이빗 베컴, 코비 브라이언트 등 많은 종목의 선수들을 동경했다. 수많은 종목의 선수들을 보면서 그들의 재능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라는 말로 자신에게 영감을 준 선수들을 차례로 언급한 하퍼는 이제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nick@osen.co.kr
[사진]워싱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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