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NC 앞에서는 유독 작아진다. 지난해 상대 전적은 3승 13패, 2년간 8승 24패로 NC에 유독 약한 모습이었다.
넥센은 26일 마산구장에서 2016시즌 NC와 첫 대결을 벌였다. 이날 경기 전 이러한 천적 관계를 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5점씩 주고 시작하는 경우도 많았다", "테임즈 앞에서는 항상 주자가 2~3명씩 모아져 있다", "첫 시리즈가 중요한데, 지난해는 역전패로 잘 풀리지 않았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2016시즌 첫 경기, 넥센은 NC 벽을 넘지 못했다. 4-3으로 한 점 차 승부였다. 이날은 선발 매치업에서 갈렸다. 넥센은 부진한 선발 양훈 대신 하영민을 임시 선발로 내세웠다. NC는 2선발 스튜어트가 나섰다. 이름값에서 일단 넥센이 밀리는 매치업.

스튜어트는 지난해 넥센전 3경기에 나서 2승무패를 기록했다. 이날도 넥센 상대로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1회부터 낮게 낮게 제구가 됐고, 수비수들도 좋은 움직임으로 도와줬다. 6회까지 이렇다할 위기가 없었다. 산발 4안타로 넥센 타선을 잘 요리했다. 7회 한 점을 내주고 내려갈 때까지 선발 몫을 충실히 해냈다.
올해 처음 선발로 나선 하영민은 1회말 NC 타선에 집중타를 맞고 흔들렸다. NC는 1회말 선두타자 김준완과 이종욱이 연속 안타로 무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나성범이 우전 안타로 가볍게 2-0을 만들었다. 테임즈의 우전 안타가 이어져 무사 1,3루가 계속됐고, 박석민의 유격수 병살타 때 3루주자 나성범이 한 점을 추가했다. NC는 1회에만 3점을 뽑으며 기선제압, 2년째 이어져온 천적 관계를 초반부터 보여줬다.
하영민은 3회말 1사 3루에서 나성범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한 점을 더 내줬고, 결국 4회부터 양훈으로 교체됐다.
결과론이지만 최근 부진해 이날 롱릴리프로 나서 양훈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4회 등판한 양훈은 8회까지 4피안타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앞선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8.80의 부진을 씻어내는 호투였다. 넥센 입장에서는 선발을 하영민이 아닌 원래 로테이션 대로 양훈을 내세웠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아쉬움이 남을 법도 하다.
넥센은 7회 3득점, 3-4로 추격하며 흐름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 1사 만루에서 2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장면도 염 감독의 머리에 계속 남을 것이다. 8회 2사 1루에서 박동원의 우선상 안타 때 1루주자가 홈까지 뛰어들다 협살에 걸려 아웃된 것도 NC만 만나면 잘 안 풀리는 경기의 장면일지도 모른다.
염 감독은 "특정팀에게 천적으로 잡히는 것은 자존심이 좀 상하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반대로 다른 팀에게 이겨서 만회할 수 있다. 지난해 NC에 3승 13패로 밀렸지만, 반대로 KIA에는 12승 4패로 우위였다. 특정팀에게 많이 진다고, 선발 로테이션을 일부러 조정했다가는 시즌 전체를 망칠 수 있다"고 했다.
어쨌든 이제 첫 시리즈 첫 경기였다. 남은 경기에서 넥센은 충분히 만회할 기회는 있다. 천적 관계가 계속될는지는 앞으로 넥센-NC전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