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진화’ 우규민, 누구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4.27 05: 50

선발 전환과 동시에 리그 최정상급 활약 
올 시즌 후 FA시장 블루칩 가능성 높아
이미 최정상급 투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시즌 선발 전환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에이스로 자리하고 있다. 올해 첫 완봉승까지 달성, 시즌 초반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투수가 됐다. FA까지 앞두고 있어 야구계가 들썩이는 상황이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LG 트윈스 선발투수 우규민(31)에 대한 이야기다.

우규민은 지난 26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 94개의 공을 던지며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2승에 성공했다. 경기 중 단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으며 정교한 제구력을 유지했고, 특유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도 빛이 났다. 우규민의 압도적인 투구와 LG 야수들의 철벽수비로 삼성 타자들은 2루도 밟지 못한 채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날 호투로 우규민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을 2.05까지 낮췄고, 이 부문 리그 3위에 자리했다. 물론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이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그런데 우규민은 매 시즌 더 나은 활약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2013시즌 선발투수로 전환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의심어린 시선으로 우규민을 바라봤으나, 곧바로 두 자릿수 승을 달성했다. 역사에 남을 타고투저였던 2014시즌에도 타자들의 공세를 이겨냈다. 2015시즌에는 볼넷 17개로 선발투수로서 전무한 기록을 남겼다. 
몸 상태도 매년 더 좋아지고 있다. 2014년 겨울 왼쪽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 고질병이었던 허리통증에서 완전히 해방됐다. 지난해 규정이닝을 충족시키면서도 팔이나 어깨에 단 한 차례도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 우규민은 올해 스프링캠프서도 “컨디션이 정말 좋다. 시즌이 끝나면 매년 겨울마다 해온 루틴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점점 몸 상태가 좋아지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6시즌에도 10승 이상을 달성한다면, LG 프랜차이즈 통산 두 번째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린 투수가 된다. 첫 번째 기록 달성자는 정삼흠이다. 정삼흠은 1991년부터 1994년까지 10승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우규민의 활약은 LG 프랜차이즈 밖으로 시선을 돌려도 빛난다. 리그 전체를 봐도 우규민보다 나은 선발투수를 찾기 힘들다. 우규민이 선발 등판을 시작한 2013시즌부터 지난 26일 경기까지 리그 정상급 토종 선발투수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양현종: 85경기 494이닝 40승 19패 ERA 3.28 FIP 4.37 WHIP 1.33 
이재학: 88경기 455⅓이닝 33승 22패 ERA 3.68 FIP 4.63 WHIP 1.32
우규민: 89경기 484⅓이닝 34승 22패 ERA 3.68 FIP 3.77 WHIP 1.25
김광현: 88경기 516이닝 40승 26패 ERA 3.78 FIP 4.43 WHIP 1.41
윤성환: 89경기 560⅔이닝 45승 24패 ERA 3.79 FIP 4.29 WHIP 1.24
유희관: 105경기 534⅔이닝 42승 21패 ERA 4.04 FIP 4.56 WHIP 1.34
이닝에서 다소 부족하지만, 평균자책점(ERA)과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 그리고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에서 최상위권에 있다. 9이닝 기준 볼넷 1.62개로 이 부문에선 독보적인 1위다. 적어도 안정감에 있어선, 우규민이 리그 최고 선발투수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우규민 양현종 김광현이 나란히 예비 FA라는 점이다. 세 투수 모두 정상적으로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그런데 우규민은 FA 시장서도 블루칩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일단 셋 중 우규민의 연봉이 가장 적다. 지난겨울 KIA는 양현종과 7억5000만원, SK는 김광현과 8억5000만원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KIA와 SK 모두 에이스가 FA가 되는 것에 대비해 일종의 보호막을 쳤다. 만일 양현종이나 김광현이 KBO리그 타 팀과 FA 계약을 맺을 경우, KIA와 SK는 타 팀으로부터 이들 연봉의 두 배에 달하는 보상금이 보장된다. 반면 LG는 우규민과 4억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선발투수 보강을 원하는 팀의 입장에선 우규민 영입이 양현종이나 김광현을 영입하는 것보다 부담이 덜하다. 
투구 스타일도 그렇다. 애초에 우규민은 구속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양현종과 김광현은 선발등판 당일 컨디션에 따라 구속이나 구위에 차이가 있다. 우규민은 컨디션에 따른 기복이 적다. 양상문 감독은 “규민이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항상 일정한 상태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것이다.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어디가 삐끗해도 며칠 지나면 다 나은 것처럼 가볍게 공을 던진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규민은 지난 20일 잠실 NC전에서 비를 맞으며 투구하다가 허리를 삐끗했고, 4이닝만 소화했다. 하지만 그 다음 등판에서 완봉승을 달성했다. 투수들에게 유리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으나, 홈 경기와 원정 경기 성적차이도 크지 않다. 2013시즌부터 홈에서 49경기 269⅓이닝 16승 13패 평균자책점 3.31, 원정에선 40경기 215이닝 18승 9패 평균자책점 4.14를 찍고 있다. 홈에서 평균자책점이 낮지만, 승수와 승률에선 원정이 낫다. 
우규민을 향해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우규민 선발 등판 경기마다 해외구단 스카우트들이 현장을 찾아 리포트를 작성한다. 메이저리그의 한 내셔널리그 팀 스카우트는 “우규민에 대한 자료는 꾸준히 쌓아놓곤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피츠버그 강정호를 분석하면서 우규민의 투구를 깊게 지켜보게 됐다. 우규민이 강정호에게 정말 강했다. 이후 우규민의 투구를 한국에서 직접 살펴보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강정호가 KBO리그에서 MVP급 활약을 펼쳤던 2014시즌, 우규민은 강정호와 붙은 13타수 동안 안타 단 하나만 맞았다. 당해 박병호를 상대로도 12타수 동안 안타 3개만 허용하며 선전했다. 지난해 강정호에 이어 올해 박병호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뚜렷한 활약을 펼친다면, 우규민의 가치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 drjose7@osen.co.kr
[기록] 스포츠투아이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