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Chevrolet)의 신형 말리부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오랫동안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온 만큼 국내 중형자동차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겠다는 공언도 했다.
쉐보레는 27일 서울 고척동 스카이돔에서 중형 세단 말리부(Malibu)의 실체를 국내 시장에 공개했다. 디자인은 첫 눈에 쿠페형을 떠올리게 한다. 기존의 각져 보이던 선은 없어지고 물결 같은 유선형이 실루엣을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가격은 되레 저렴해졌다. 중형 세단이지만 1.5L 터보 모델이 2,310만 원부터 시작한다. 쉐보레 측은 기존 말리부보다 100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선을 책정했다고 말한다.
쉐보레는 '신형 말리부'가 디자인과 차체 구조, 파워 트레인, 안전 시스템에서 완전히 새로워진 차라고 설명했다.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의 차세대 신제품 라인업에 적용되는 엔지니어링 기술이 신형 말리부를 개발하는 바탕이었다고 한다.

차체 구조에선 전장과 휠베이스가 대폭 길어졌다. 기존 말리부 대비 93mm 확장된 휠베이스와 60mm 늘어난 전장(4,925mm)을 갖췄다. 현대자동차 그랜저의 전장(4,920mm)보다 길다. 쉐보레는 신형 말리부가 차세대 GM 중형 세단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개발 돼 준대형 차급을 넘나들 정도의 '동급 최대'임을 강조한다. 이전 모델 대비 130kg 가벼워진 고강도 경량 차체를 구현했으며 최신형 터보 엔진을 파워트레인으로 장착했고, 첨단 능동 안전 시스템으로 무장한 차라고 소개했다.
쿠페형 디자인은 스포티하고 우아한 인상을 준다. 매끄럽고 날렵하게 뻗은 HID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이 연출하는 라인이 몸놀림을 가벼워 보이게 한다. 쉐보레의 새 패밀리룩을 상징하는 듀얼 포트 그릴이 전면부에 균형감 있게 자리 잡고 있고, 측면의 벨트라인과 캐릭터 라인은 뒷바퀴로 모여들며 뚜렷한 입체감을 형성하고 있다. 뒷바퀴로 수렴 된 라인은 트렁크로 이어지는 C필러의 존재를 강조하게 된다.

후면부에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이 적용 된 LED 테일램프, 에어로 스포일러 기능이 가미 된 트렁크 라인이 인상적이다. 후면부의 공기역학적 디자인은 차량 하부 공기를 제어하는 언더바디 에어로 패널과 조합 돼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게 설계 됐다. LED 주간주행등과 길게 뻗은 LED 후방보조제동등은 스포츠 쿠페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C필러와 감각적으로 만난다.
실내는 쉐보레 듀얼 콕핏 인테리어를 재해석해 배치했다. 스티어링 휠, 계기반, 기능 스위치 버튼까지 완전히 새 디자인을 적용했다.
늘어난 휠베이스는 실내 공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쳤다. 운전석 및 동반석과 더불어 2열 실내 거주성을 대폭 확장했다. 센터스택 분리형으로 설계된 센터페시아 하단은 운전석과 동반석에 여유로운 무릎 공간을 제공한다. 2열은 레그룸이 33mm 늘어났고 2열 중앙 터널은 최대한 낮게 설계 됐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매우 모던해졌다. 강약조절이 확실해졌다. 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크고 돋보이게 배치하고, 각종 조절 스위치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을 낮췄다. 쉐보레는 이 디자인 키워드를 다운 앤 어웨이(Down & Away)라 이름붙였다.
광범위하게 적용된 가죽 트림과 우드 데코, 부드러운 촉감의 마감 소재는 은은한 아이스블루 실내 무드 조명과 어우러져 품격있는 공간을 연출한다.

엔진은 1.5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2.0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를 채택했다.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춘 4기통 1.5리터 엔진은 166마력, 25.5kg.m의 최대 출력과 토크를 발휘해 기존 2.0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한다. 변속기는 3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달렸고 스탑 앤 스타트 기능이 기본 탑재 됐다. 복합연비는 수준급인 13.0km/L이다.
캐딜락(Cadillac) 브랜드의 퍼포먼스 세단 CTS에 적용된 바 있는 4기통 2.0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은 253마력이라는 강력한 출력을 낸다. 이 엔진과 짝을 맞춘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는 최대 출력 260마력까지 감당이 된다. 이 트림의 복합연비는 10.8km/L다.
서스펜션은 새 경량 아키텍처와 함께 개발된 전륜 맥퍼슨 스트럿 타입 서스펜션(McPherson Strut-type Front Suspension)과 후륜 멀티 링크 독립현가시스템을 채택했다. 보쉬(BOSCH)의 첨단 기술력이 더해진 프리미엄-랙타입 파워스티어링 시스템, 상시 일정한 답력과 제동성능을 유지하는 듀라라이프(Duralife™) 브레이크 로터도 갖췄다.
신형 말리부는 포스코의 초고장력 강판을 광범위하게 적용했고, 전 트림에 8개 에어백을 기본 장착했다.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실시한 2016 신차 평가 프로그램(New Car Assessment Program)의 안전성 종합평가 부문에서 최고 등급(★★★★★)도 받았다.

최첨단 능동 안전 시스템을 적용한 말리부는 총 17개에 달하는 초음파 센서와 장/단거리 레이더 및 전후방 카메라를 달았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ane Keep Assist), 저속 및 고속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은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FSR ACC: Full-Speed Range Adaptive Cruise Control)과 연동해 안전을 도모한다.
이와 더불어 사각지대 경고시스템(SBZA: Side Blind Zone Alert), 전방충돌 경고시스템(FCA: Front Collision Alert), 자동주차 보조시스템(APA: Automatic Parking Assist), 후측방 경고시스템(RCTA: Rear Cross Traffic Alert), 전좌석 안전벨트 경고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등 프리미엄 안전사양도 대폭 적용 됐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과 더불어 최대 4개의 USB포트(2.1A), 통풍시트, 열선 스티어링휠을 갖췄고 9개의 고성능 스피커와 대용량 앰프로 구성된 보스(BOSE®) 프리미엄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달았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 Electronic Parking Brake)와 스마트키 및 버튼시동이 기본 사양으로 채택 된 것도 눈길을 끈다.
8인치 고해상도 풀컬러 스크린 디스플레이로 구현된 쉐보레 마이링크(MyLink)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내장형 전용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며,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를 통해 시리 음성 명령(Siri Eyes Free)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신형 말리부의 가격은 1.5L 터보 모델이 LS 2,310만원, LT 2,607만원, LTZ 2,901만원이며, 2.0L 터보 모델은 LT 프리미엄팩 2,957만원, LTZ 프리미엄팩 3,180만원이다(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인하 분 적용). /100c@osen.co.kr
[사진] 쉐보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