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기록이었다. 특히 경쟁자가 없는 가운데 홀로 역영을 펼친 박태환은 분명 난 놈이었다.
박태환은 27일 광주광역시 남부대 수영장에서 열린 제 88회 동아수영대회 겸 경영대표 2차선발전 남자 자유형 400m서 3분 44초 26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세계 4위의 기록이다.
2014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작성한 3분 41초 53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분명 인상적인 기록이다. 올 시즌 가장 좋은 기록은 호주의 맥 호튼이 기록한 3분 41초 65다. 지난 7월 달성했다.

박태환의 인상적인 기록은 분명 의미가 크다. 일단 정신적인 부담감을 털어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직전 도핑에 적발되 징계를 받은 그는 18개월 동안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했다. 단순히 훈련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담도 컸다.
특히 첫 날 자유형 1500m에 이어 자유형 200m까지 뛴 박태환은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안정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절치부심한 박태환의 기록은 세계 4위다. 비록 호튼의 1위 기록과는 3초 가까이 차이가 있지만 2~3위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이날 기록이 전부가 아니다. 원래 박태환이 목표로 했던 기록은 세계 2위 수준이다. 박태환을 지도한 노민상 감독은 "평소 연습 때 3분 32초대가 나왔다. 따라서 막판 스퍼트에 굉장히 기대를 걸었다"고 말했다.

연습 당시의 기록이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컨디션 조절과 레이스를 함께 펼칠 선수가 있었다면 박태환의 기록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았다.
0.66초의 출발 반응속도와 함께 첫 50m서 박태환은 25초 62의 기록을 만들었다. 굉장히 빠른 기록. 따라서 노 감독의 말처럼 막판 스퍼트까지 이뤄졌다면 호튼과 비슷한 수준의 경기력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했다.
박태환에게 자유형 400m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올림픽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자유형 400m서 일궈낸 쾌거. 그리고 2011 상하이 세계선구권대회서는 1번 레인에서 경쟁을 펼쳐 우승을 차지했다. 장거리 선수로 출발했던 박태환의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며 얻어냈던 성과였다.
따라서 자유형 400m에 대한 자부심은 분명했다. 또 이를 본인이 기록으로 증명했다.
특히 박태환은 리우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레이스를 마친 뒤 "만약 리우 올림픽에 나선다면 잘 할 수 있다. 기회가 주어지면 정말 잘 할 수 있다"면서 "올림픽 100일 정도 남았는데 지금 보다 더 집중적으로 훈련 한다면 달라진 기록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규정이다. 박태환의 레이스가 열리는 동안 태릉선수촌에서는 2016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 개막 D-100일을 맞아 국내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박태환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여부였다. 하지만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현재 체육회 입장은 '기록은 기록이고 규정은 규정이다'라는 것이다. 재고를 하기보다는 향후 문제 발생에 따라 협의해서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밝혔다.
IOC의 권고에도 이중처벌의 원칙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약물복용이라는 건 모든 문제가 결부되는 것이다. 오히려 (규정을) 강화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선수를 위해 옳은 일이다"라고 강조했다.국내 규정에 대해 소개하며 "3년"이라는 점도 강하게 부각시켰다.

현재 박태환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길은 막혀있다. 아무리 기록이 좋더라도 지금은 출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분명 수영과 올림픽이라면 아쉬움은 분명하다. 어쨌든 규정은 규정이라는 말이 현재 가장 중요하게 다가서고 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태릉=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