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SK의 4선발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종훈(25, SK)이 위기의 팀을 구해내는 역투를 펼치며 시즌 세 번째 승리를 따냈다. 4선발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초반 성적으로 팀 선발 로테이션의 감초 이상 몫을 해내고 있다.
박종훈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 시즌 리그 선두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타선 지원이 빈약한 가운데에서도 선두 두산의 타선을 봉쇄했고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따냈다. 올 시즌 5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소화, 3실점 이하 호투 릴레이다.
사실 박종훈, 그리고 SK 모두가 중요한 한 판이었다. 박종훈 개인적으로는 두산전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끊고 가야 했다. 박종훈은 통산 두산전 7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8.64였다. 전날 1점차 접전 상황에서 패배한 팀도 박종훈에게 기댈 것이 많았다. 타선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 반드시 선발이 버텨줘야 했다. 또한 지난해 8월 15일부터 이어진 두산전 6연패를 끊어내야 하는 점도 있었다.

타선이 두산 선발 허준혁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만약 박종훈이 먼저 무너지면 전날 패배에 이어 또 한 번 힘든 흐름이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박종훈은 이제 한 경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선발 투수로 성장해 있었다. 6⅔이닝 동안 몇 차례 위기를 스스로 넘기며 두산의 상승세를 온몸으로 막아섰다. 이날 호투로 박종훈의 평균자책점은 4.03에서 3.10까지 떨어졌다.
1회 2사 후 민병헌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박종훈은 오재일의 좌전 안타성 타구를 3루수 최정이 껑충 뛰어 올라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2회에는 최주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김재환을 투수 땅볼로, 김동한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갔다.
3회에는 선두 박세혁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처음으로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다만 김재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것에 이어 허경민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고 3회까지는 흠잡을 곳 없는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김강민의 솔로포로 1점을 지원 받은 박종훈은 5회 1사 후 김재환에게 좌익수 옆 안타에 이어 김동한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이날 첫 연속안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 박세혁의 1루 땅볼로 2사 2,3루가 됐다. 김재호와의 승부에서도 풀카운트 접전 끝에 아쉬운 볼넷으로 만루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허경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절대 위기에서 탈출했다.
6회는 마지막 고비였다. 팀이 6회 정의윤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뽑아 2-0으로 앞선 채 6회를 맞이한 박종훈은 선두 정수빈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민병헌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SK 코칭스태프는 박종훈을 밀어 붙였고 이는 적중했다. 오재일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린 박종훈은 최주환을 1루수 뜬공으로, 김재환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무실점으로 위기를 정리했다. 5,6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것은 박종훈의 업그레이드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었다.
박종훈은 2-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임무를 마무리했다. 팀도 3-1로 이겨 전날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선두 두산과의 승차를 다시 2경기로 좁혔다. SK는 28일 선발이 임시 5선발인 문승원이다. 아무래도 불펜 쪽에 힘이 더 들어갈 수 있는 경기다. 이날 박종훈의 호투로 불펜 소모까지 최소화했으니 1승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평균자책점 3.10은 팀 내에서는 메릴 켈리(2.78)에 이어 2위, 리그 전체로도 11위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박종훈이 점점 더 큰 믿음을 만들어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