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준비’ 두산의 선두 질주 이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4.28 14: 16

대타 대박+수비 시프트 성공 사례 잦아
김태형 믿음 속 선수단 준비 ‘시너지 효과’
지난해 우승팀 두산의 4월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이미 팀 프랜차이즈 역사상 4월 최다승(15승) 타이 기록은 달성했다. KBO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두산의 첫 20경기 승률(.789)은 1992년 빙그레(.842)에 이은 역대 공동 2위다.

투·타의 완벽 조화가 이뤄지고 있다. 두산은 27일까지 3.32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팀 타율도 2할8푼8리로 리그 2위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상황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다. 선발진이 탄탄하고 홈런도 20개로 상위권이다. 김태형 감독은 “잘 될 때는 뭘해도 잘 된다”라고 웃었다.
그런 두산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숨은 대목은 대타 성공과 수비 시프트다. 두산의 올 시즌 대타 성공률은 3할6푼8리로 한화(.444)에 이은 리그 2위다. 그런데 순도는 더 높다. 대타들이 장타를 터뜨리는 경우가 많았다. 22일 잠실 한화전에서 대타 만루홈런을 터뜨린 김재환을 비롯, 5개가 홈런 혹은 2루타 이상의 장타다. 26일 잠실 SK전에서도 대타 박세혁이 결승 2루타를 터뜨렸다.
대타로 나서 안타를 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경기 감각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벤치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김태형 감독도 “선수들이 자신들의 임무를 알고 잘 준비하고 있다”라고 칭찬한다. 또한 코칭스태프의 과감한 결단과 믿음도 이런 선수들의 활약을 돕고 있다. 이른바 수평적 리더십도 빛난다.
올해 신들린 대타 작전을 보여주고 있는 김 감독은 겸손해 하면서도 “결과가 좋으면 게임이 끝나는 상황이니 승부가 되면 점수를 내서 누른다는 생각이다. 승부를 걸어야 할 타이밍이 있다”라면서 “누구를 쓸지는 이미 경기 전에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 누가 괜찮을지 코치들과 이야기를 다 한다. 감독은 결정권자이지, 예언자가 아니다. 예언자는 코치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코치들의 의견을 적극수렴하고, 승부처에서는 감독이 과감한 결단을 하고, 그리고 선수들은 이 결단에 100% 부응하고 있다. 이러한 단면은 수비 시프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두산은 최근 들어 리그에서 가장 과감한 수비 시프트를 하는 팀이다. 2루수가 자신의 자리에서 한참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몇 차례 성공을 거두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김 감독은 “수비코치가 시프트를 과감하게 하더라. 어떨 때는 내가 불안할 때도 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 손을 대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확률적인 승부 아니겠는가. 코치와 선수가 호흡을 맞춰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본다. 나도 움직여서 할 때가 있고, 또 맞을 때가 있지만 그러면 나도 나서게 될 것 같아서 자제한다. 어차피 1년에 10개도 안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강석천 코치가 과감하게 한다. 선수들이 잘 하기도 한다”라면서 앞으로도 수비 시프트는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맡겨둘 뜻을 시사했다. 감독의 권위도 중요하지만 각 파트의 전문가와 선수들의 생각도 존중하는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수비 시프트나 대타시 상대 투수 공략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더 발전하는 것 같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잘 되는 팀의 선순환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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