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톳 통증으로 결국 1군 말소-재활군행
교체 계획은 없어, 몸 상태-적응이 관건
가래톳 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간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28, SK)의 거취가 난데없이 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다만 구단은 아직은 교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고메즈가 건강하게 돌아와 최대한 팀에 힘을 보태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SK는 2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고메즈를 1군에서 말소했다. 부상 때문이다. 고메즈는 4월 17일 수원 kt전 이후 가래톳 부상으로 선발 명단에서 계속 제외되어 왔다. 당초 며칠 정도 쉬면 상태가 호전될 것으로 봤던 SK는 예상보다 더딘 고메즈의 회복 속도에 결국 재활군행을 결정했다. 아예 확실히 회복하고 올라오라는 것이다.
속이 타는 SK다. 올해 팀의 주전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던 고메즈다.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보여줌과 동시에 2번 혹은 7번에서 장타력까지 뿜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성적이 저조했다. 16경기에서 타율 1할9푼6리에 그쳤다. 홈런 3개를 치기는 했지만 득점권 타율(.118)도 떨어졌고 공격적인 스윙이 독이 될 때가 있었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며 적응 기간이 생각보다 훨씬 더 길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고메즈의 이번 2군행이 교체 계획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그런 계획이 없다. SK의 한 구단 관계자는 "아직 퇴출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용희 SK 감독도 28일 경기를 앞두고 "MRI 촬영 결과 파열 등의 큰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가 통증을 느끼고 있다"라면서 "통증이 알게 모르게 타격에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라고 감쌌다.
김용희 감독은 "몸 상태만 회복되면 올라와서 잘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여전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어차피 고메즈에게 아주 정교한 타율을 바랐던 것은 아니다. 2할8푼에 20개 이상의 홈런을 치면 좋은 유격수 수비와 더불어 몸값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바깥쪽 변화구 코스에 뚜렷한 약점을 드러내는 등 고전했지만 장타력은 확실하다. 송구 정확도와는 별개로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쨌든 고메즈의 1군 말소로 SK는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초반 팀 타선의 연결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외국인 타자 없이 레이스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고메즈의 대체 요원인 최정민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고, 김성현이 유격수로 돌아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아직은 그렇게 큰 공백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SK의 현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 하나를 쓰지 못한다는 점은 갈수록 그 상처가 도드라질 수 있다.
고메즈의 1군 복귀는 기약이 없다. 일단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 후 몇 차례 2군 경기에 나서 완벽한 회복을 확인해야 1군 복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열흘 만에 돌아올 수도 있지만, 상태에 따라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