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의 돌풍을 주도하고 있는 '두목까치' 김두현(34)이 말하는 ‘주장의 자격’은 무엇일까.
7라운드를 치른 K리그 클래식에서 성남(3승3무1패, 승점 12점)은 호화군단 서울과 전북에 이어 당당히 3위를 달리고 있다. 성남은 골키퍼 박준혁, 수비수 윤영선의 입대 공백에도 불구 상위권을 달려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주장 김두현을 중심으로 한 특유의 끈끈함이 비결이다.
성남은 28일 오후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취재진을 맞았다. 김두현에게 성남의 돌풍비결을 물었다. 그는 “아직 성적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난 네 경기를 뛰었다. 순위는 만족스러운데 잘 끌고 가야한다. 시민구단으로서 지금 순위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다”며 웃었다.

성남은 상위스플릿에 진출했던 지난 시즌의 돌풍을 이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을 터. 김두현은 “작년에 잘해서인지 주위 분들 기대가 많다. 부담보다는 동계 때 훈련을 힘들게 했다. 작년에 기대치보다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 땀을 믿는다”고 자신했다.
늘 도전하는 입장이었던 성남은 이제 지키는 입장이다. 선수들이 아직은 어색한 부분. 김두현은 “작년에는 한 골 넣고 힘들게 이겼다. 지금은 한 골, 두 골 더 넣으며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 이기고 있을 때 경기운영이 더 세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두현이 있기에 후배들은 든든하다. 그는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한다. 팀의 중심 잡아줄 선수가 주장을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어느 형과 뛰면 편한 게 있다. ‘이 형이 커버해주겠지’하는 기대심리가 있다. 나도 어릴 때 ‘이 형과 뛰면 편하다. 또 저 형과 뛰면 불안하다’고 느낀 적이 있었다. 내가 주장으로서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후배들이 나 몰래 욕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농담을 했다.
황의조에게 후배들의 의견을 물었다. 황의조는 “두형이 형은 믿음직하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의지한다.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신다. 내가 힘들고 안 풀릴 때 두현이 형과 소통한다. 팀에게 좋은 주장이라고 다들 느낀다. 두현이 형의 자리가 크다”고 인정했다.
김두현은 자신이 완장을 차는 한 후배들에게 최대한 많은 경험을 물려주려 한다. 그는 “아직 체력은 괜찮다. ACL 티켓을 따고 싶다. 우승해본 선수가 많지 않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우승경험도 시켜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