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대표공격수로 성장한 황의조(24, 성남FC)가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15골을 몰아치며 당당히 득점 3위에 올랐다.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첫 골의 기쁨도 맛봤다. 그야말로 잊지 못할 최고의 한 해였다.
올 시즌 성남(3승3무1패, 승점 12점)은 호화군단 서울과 전북에 이어 당당히 3위를 달리고 있다. 황의조에 대한 상대팀의 견제는 훨씬 더 치열해졌다. 황의조가 제대로 공을 잡는 것조차 버거워졌다. 황의조는 첫 7경기서 2골을 넣었다. 보통 선수라면 좋은 성적이지만, 기대치가 올라간 황의조에게 그렇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에게 “기량이 정체됐다”는 쓴소리도 들었다.

28일 미디어데이서 만난 황의조는 “서울전이 끝나고 ‘이번 시즌 더 노력해야 한다’고 느꼈다. 작년처럼 해서 안 된다고 느꼈다. 더 잘해야 한다. 기대치가 있다. 훈련할 때 더 생각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아직 어린 황의조에게 이동국, 데얀 등 베테랑 공격수들은 큰 자극제다. 황의조는 “좋은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좋은 공격수들을 보면서 배운다. 정조국, 박주영, 데얀, 아드리아노 등 좋은 공격수들이 돌아왔다. 자극도 되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보고 배울 것이 많다”며 의욕을 보였다.
성남 유스에서 볼보이로 시작한 황의조는 이제 K리그를 넘어 국가대표 공격수로 성장했다. 그는 “그 때와 비교하면 자신감이 가장 많이 달라졌다. 그것이 가장 크다. 사실 작년에도 교체로 출전한 적이 많았다. 올해 시즌 초반 경기력과 득점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시즌은 길다. 길게 보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한국대표 선수들과 훈련하며 보고 느낀 것이 많다. 소속팀에 돌아와 그것을 잘 활용하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비시즌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황의조를 잡기 위해 성남은 거액을 투자했다. 중동이나 중국리그서도 황의조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성남은 이재명 구단주가 직접 팔을 걷어붙여 황의조 잡기에 성공했다. 황의조는 “유스출신이라 성남이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중고등학교를 성남에서 나왔다. 재계약하니 마음이 편하다. 구단주께서 나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고백했다.
주장 김두현에게 황의조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부탁했다. 김두현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하면 황의조의 기량이 절정은 아니다. 한국에서 가능성 있는 선수다. 기회가 주어지면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선수는 어느 물에서 노느냐가 중요하다. 이왕이면 큰 무대가서 놀아야 한다. 황의조는 한국축구의 재산이다. 더 큰 물에서 놀아보길 바란다”며 해외진출을 적극 추천했다.

김두현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남들이 보기에는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영국에서 실력이 늘었다기보다 축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바뀌었다. 축구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보다 넓게 봐야 한다. 유럽을 잘 갔다 왔다고 생각한다. EPL 선진축구를 보고 느낀 것 많다. 앞으로 축구인생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하게 봤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해외에 나가라고 한다. (박)지성이 형처럼 좋은 팀에서 성공하는 것도 좋지만, 실패를 하더라도 느낄 것이 많다”고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김두현의 충고를 들은 황의조는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해외진출을 꿈꾼다. 기회가 있다면 나가서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해외로 나가서 용병으로 뛰다보면 배우는 점도 많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나가고 싶다”며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밝은 미래를 위해 일단 성남에서 국내최고가 되는 것이 먼저다. 황의조는 “개인적 목표는 작년보다 더 많은 공격포인트(15골, 3도움)를 따내는 것이다. 대표팀에도 계속 승선하고 싶다. 팀으로서 목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는 것이다. ACL이 힘들긴 한데 확실히 느끼는 게 많았다. 힘들어도 다시 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