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kt 위즈의 선수가 된 이진영(36)이 잠실 복귀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진영은 30일 잠실 LG전에 3번 지명타자로 출장,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날리며 개인 통산 2700루타를 달성했고, 6회초에는 팀의 리드를 만드는 좌전적시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선 절묘한 번트앤슬래시로 좌전안타,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어냈다.
이진영의 활약에 힘입어 kt는 LG에 3-2로 승리,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진영에게 잠실구장은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이진영은 2009시즌을 앞두고 LG와 FA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까지 7년 동안 LG 유니폼을 입었다. 꾸준한 활약을 통해 LG의 준프랜차이즈 스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014시즌과 2015시즌에는 주장까지 역임했고, 2014시즌 LG가 기적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이진영과 LG의 인연은 끝까지 가지 못했다. LG는 지난해 11월 세대교체와 외야진 정리를 위해 이진영을 2차 드래프트 40인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러자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는 kt가 즉시 이진영을 선택했다. 2차 드래프트 역사상 가장 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진영은 타의에 의해 팀을 옮기게 됐음에도 침착했다. 7년 동안 자신을 성원해준 LG팬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했고, kt 유니폼을 입고 도약을 다짐했다. 지난 29일 kt 이적 후 처음으로 잠실구장을 찾아 첫 타석에서 1루 관중석에 있는 LG 팬들에게 직접 인사했다.

이진영은 이날 경기에 앞서 “특별히 어색한 것은 없는 것 같다. 팬들에게 인사는 예전부터 드릴 생각이었다. 배터박스에 갔는데 어느 타이밍에 인사를 드려야 하는 지 좀 난감하긴 했다”고 웃으며 “절망 예상했던 것보다 이상한 느낌은 안 들었다. 그동안 해온 야구를 계속하는 것 뿐이다”고 침착하게 말했다.
이제 이진영의 목표는 자존심 회복과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지난해 타율 2할5푼6리를 기록했지만 올해 타율 3할3푼3리(29일 기준)로 목표를 이뤄가고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