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규민, NC 이재학, 넥센 신재영 맹활약
평균자책점 2~4위 사이드암 점령
올 시즌 토종 사이드암 투수들의 선전이 돋보인다. 적어도 평균자책점 순위를 보면 토종 사이드암이 정통파 투수들을 제치고 있다.

투수의 제일 첫 번째 척도인 평균자책점 순위를 보면 1위 보우덴(두산, 1.13)에 이어 LG 우규민(31∙ 2.05), 넥센 신재영(27∙ 2.23), NC 이재학(26∙ 2.59)이 2~4위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세 명 모두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다.
평균자책점 10걸 중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토종 투수는 5명, 그 중에서 사이드암이 3명이나 된다. 언더핸드인 SK 박종훈이 3.10으로 10위다. 우완이든 좌완이든 정통파 토종 투수는 SK 김광현이 3.03으로 8위에 오른 것이 유일하다. 이례적이다. 나머지 5명은 외국인 투수들이다.
우규민은 지난 26일 삼성전에서 올 시즌 두번째 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 타선을 상대로 9이닝 동안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5경기에 나와 매번 3실점 이하로 막고 있다. 2승무패를 기록, 류제국(1승3패 평균자책점 5.79)과 소사(1승2패 평균자책점 5.35 )가 부진한 LG 마운드의 에이스다.
2012년 프로 입단한 신재영은 올해 1군 무대에 데뷔,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비록 지난 29일 SK전에서 6⅓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앞선 4경기에선 완벽투를 자랑했다.
데뷔 후 첫 4경기에서 4승을 거뒀고, 데뷔 후 최다 이닝 무볼넷(26이닝) 신기록을 이어갔다. SK전에서 5회에 볼넷을 허용, 30이닝 연속 무볼넷 기록을 남겼다.
3년 연속 10승 투수인 이재학은 올 시즌 초반 3연승을 달리고 있다. 28일 넥센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갖췄으나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가 날아갔다. 4년 연속 10승 기록이 무난해 보인다.
프로야구에서 점차 좌타자들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사이드암의 호투는 더욱 의미있다. 지난해 10개구단 전체 타자에서 좌타자 비율이 40%를 넘었다. 사이드암 투수들에게는 안 좋은 현상이다. 아무래도 이론상 사이드암 투수의 공은 좌타자들이 치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다. 우규민은 확실한 제구력와 풍부한 경험, 이재학은 체인지업, 신재영은 제구력과 슬라이더에 강점을 갖고 있다.
우규민은 이닝당 볼넷이 적다. 그만큼 제구력이 좋다. 올 시즌에도 30⅔이닝에서 5개 볼넷만 허용했다.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잘 공략한다.
이재학은 직구와 똑같은 폼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이 위력적이다. 직구와 거의 같이 오다가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진다. 투피치의 한계를 지적받기도 했지만, 올해는 제구가 안정돼 초반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신재영은 5경기에서 단 1개의 볼넷만 허용, 공격적인 피칭에다 제구력이 좋다. 주무기 슬라이더가 일품이다.
우규민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오히려 0.188에 불과하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0.262)보다 월등히 더 낫다. 이재학도 타자 유형별 피안타율을 보면 좌타자(0.220) 승부를 우타자(0.275) 공략보다 잘 하고 있다. 다만 신재영은 좌타자에게 0.404로 약한 편이다.
한편 지난 30일 넥센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김광현(4승2패)을 비롯해 두산 장원준(4승 평균자책점 3.19), 삼성 윤성환(4승1패 평균자책점 3.34) 등 정통파 에이스들도 건재하다. 사이드암 투수들이 평균자책점 상위권을 점령하는 것이 계속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시즌 초반 옆구리 투수들의 전성기라 할 만 하다. /orange@osen.co.kr
[사진] 왼쪽부터 올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사이드암 투수들인 LG 우규민, NC 이재학, 넥센 신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