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2년차 한화, 6승17패 4월 꼴찌
1999년 쌍방울 이후 최악의 4월 성적
김성근 감독이 지도자 인생에서 최악의 4월을 보냈다. 해체 직전 쓰려져가던 1999년 쌍방울 이후 가장 저조한 4월 승률로 체면을 구겼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지난달 30일 삼성과 대전 홈경기에서 3-6으로 졌다. 3연승을 마감한 한화의 4월 최종 성적은 6승17패 승률 2할6푼1리. 1위 두산에 11경기, 9위 KIA에 3.5경기 뒤진 독보적인 10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전 우승 후보의 위용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김성근 감독 야구 인생에서도 최악의 4월로 기억될 2016시즌이다. 지난 1984년 OB에서 KBO리그 감독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 20번의 시즌을 통틀어 3~4월 통산 389경기에서 224승153패12무를 기록했다. 3~4월 통산 월간 승률이 5할9푼4리로 무려 6할에 육박했다.
감독 첫 해였던 1984년 OB는 4월에만 13승3패로 무려 8할대(.813) 승률을 찍었고, 2010년 SK에서도 3~4월에만 21승5패로 승률이 8할8리였다. 20번의 시즌 중 17번이나 5할 이상의 승률로 시작과 함께 치고 나갔다. 한화 부임 첫 해였던 지난해에도 4월까지 13승11패 승률 5할4푼2리로 3위에 랭크되며 돌풍을 일으켰다. 초반 레이스에서 확실하게 달아나는 게 김 감독 팀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1999년 쌍방울만 없었더라면 김 감독의 팀은 4월 통산 승률이 6할을 넘었을 것이다. 1999년 쌍방울은 4월 22경기에서 5승15패2무로 승률이 2할5푼밖에 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그해 7월15일 중도 해임됐고, 팀은 최저승률(.224)로 시즌을 끝마친 뒤 쓸쓸하게 해체됐다.
그로부터 17년의 세월이 흐른 2016년 김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1999년 쌍방울보다 조금 높은 승률로 악몽 같았던 4월 한 달을 넘겼다. 오히려 승패 마진으로 따지면 '-10'이었던 1999년 쌍방울보다 '-11'의 한화가 더 안 좋다. 팀 전력이나 투자를 고려하면 심각하다.
1999년 쌍방울은 모그룹 부도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고, 주축 선수들을 팔아넘기며 연명했다. 1997시즌 뒤 포수 박경완이 현대로 떠났고, 1998시즌이 끝난 다음에는 간판타자 김기태와 벌떼야구의 핵심 김현욱이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쌍방울은 시즌 전 유력한 꼴찌 후보였고, 추락한 성적은 감독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2016년 한화는 팀 연봉 1위에 빛나는 초호화군단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제대로 세팅되지 못한 선발진과 불펜 혹사, 무너진 수비 기본기에 효율적이지 못한 라인업과 운용으로 추락을 거듭했다. 그라운드 안팎의 뒤숭숭한 분위기로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이 도마위에 올랐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
김 감독의 팀이 4월 승률이 5할 미만으로 떨어진 해는 1999년 쌍방울 외에도 1998년 쌍방울과 2002년 LG가 있었다. 그 중에서 2002년 LG는 4위로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따내 한국시리즈 준우승 기적을 썼다. 그러나 그해 4월 LG의 성적은 10승12패로 5할에 근접한 승률이었다. 2002년의 기적을 한화에서 연출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waw@osen.co.kr
▲ 김성근 감독의 역대 4월 성적
1984년 OB 13승3패(.813)
1985년 OB 11승9패1무(.550)
1986년 OB 9승9패1무(.500) - PS 진출
1987년 OB 8승6패1무(.571) - PS 진출
1988년 OB 13승6패(.684)
1989년 태평양 8승7패1무(.533) - PS 진출
1990년 태평양 8승7패(.533)
1991년 삼성 12승8패(.600) - PS 진출
1992년 삼성 10승10패1무(.500) - PS 진출
1996년 쌍방울 9승4패(.692) - PS 진출
1997년 쌍방울 9승7패(.563) - PS 진출
1998년 쌍방울 4승10패(.286)
1999년 쌍방울 5승15패2무(.250)
2002년 LG 10승12패(.455) - KS 준우승
2007년 SK 12승6패2무(.667) - KS 우승
2008년 SK 20승6패(.769) - KS 우승
2009년 SK 14승6패3무(.700) - KS 준우승
2010년 SK 21승5패(.808) - KS 우승
2011년 SK 15승6패(.714)
2015년 한화 13승11패(.542)
* 1985·1986·2008·2010년·2015년은 3월 성적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