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야구의 위력이 여실히 드러난 한 판이었다. 여기에 이번에도 홈런포까지 터지며 승리를 얻었다. LG 트윈스가 스피드와 힘을 내세워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LG는 1일 잠실 kt전에서 4-2로 승리, 시즌 전적 12승 11패로 다시 승률 5할을 돌파했다. 우려 속에 선발등판한 봉중근이 3이닝 2실점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으나, 불펜진의 호투와 야수진의 민첩한 움직임이 승리로 이어졌다.
스피드 야구는 경기 초반부터 나왔다. 올 시즌 처음으로 1번 타자로 출장한 박용택이 스타트를 끊었다. 박용택은 1회말 첫 타석에서 정성곤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터뜨렸다. 2번 타자 이형종의 볼넷으로 2루를 밟았고, 3번 타자 채은성이 얕은 중견수 플라이를 쳤지만 과감하게 3루로 리터치를 시도해 진루했다.

박용택의 질주는 계속됐다. 히메네스가 얕은 좌익수 플라이를 쳤지만, 홈까지 내달리며 LG의 첫 득점을 책임졌다. 정확한 타격으로 안타를 치고 스피드로 득점까지 만드는, 효율성 만점 리드오프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었다.
박용택이 시작하자 팀 전체가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3회말 채은성이 2루타를 날린 후 3루 도루까지 성공, 이어 히메네스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히메네스도 스피드 야구에 동참, 2루를 훔쳤다. LG의 연속된 도루에 정선곤과 김종민 kt 배터리는 혼란에 빠졌다. 결국 1, 3루에서 정성곤은 보크를 범했고, LG는 손쉽게 3-2로 역전했다.
LG는 멈추지 않았다. 5회말에는 올 시즌 팀 홈런 1위다운 모습을 보였다. 채은성이 좌월 대형 솔로포를 작렬, 4-2로 도망갔다. 그런데 LG는 리드폭을 넓혔음에도 계속 뛰었다. 이병규가 볼넷을 고른 후 2루 도루에 성공, kt 배터리를 꾸준히 압박했다.
LG는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팀 컬러에 변화를 줬다. 젊은 타자들이 꾸준히 출장한 가운데, 코칭스태프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주루플레이를 강조했다. 시행착오와 함께 허무하게 아웃카운트가 늘어났으나, LG는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서도 새로운 팀 컬러를 가져가는 데 집중했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달 30일 “상대가 우리 주자를 견제하는 횟수가 많이 늘었다. 눈에 띄게 도루숫자가 늘어나지는 않았어도, 우리 타자들이 타석에서 상대의 볼배합과 관련해 좀 더 편하게 느끼고 있다.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뛰는 야구를 통해 타자들의 타구질도 향상됐음을 전했다.
드넓은 잠실구장에 고전해온 LG가 마침내 정답을 찾은 듯하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