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티볼리’를 둘러싼 두 가지 걱정, 시장 키워 풀었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05.02 13: 19

쌍용자동차에 있어 ‘티볼리’는 쌍용차가 생산하는 콤팩트 SUV 라인업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희망’과 ‘재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티볼리는 쌍용차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티볼리를 두고 두 가지 걱정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나는 시장의 견제이고, 또 하나는 내부의 잠식이었다. ‘전부’나 다름없는 티볼리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소였다. 다행스럽게도 이 같은 우려는 ‘기우’로 판명 되고 있다. ‘시장의 확대’라는 만사형통의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의 견제는 매우 노골적이고 직접적이었다. 기아자동차가 ‘니로’를 출시하면서 경쟁상대로 아예 ‘티볼리’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니로’는 하이브리드 SUV다. 통상적인 경쟁 구도로 보면 ‘니로’와 ‘티볼리’는 싸움터 자체가 다른 차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로’는 꼭 집어서 ‘티볼리’를 언급했다. 특히 ‘티볼리’가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합리적인 가격’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니로’가 굳이 티볼리를 지목한 데는 ‘하이브리드 SUV라는 독자시장이 형성 되지 않은 점도 있고, 소형 SUV 시장에서 무섭게 커가는 티볼리의 존재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명목도 있었다.
일단 ‘니로’에 대한 시장 반응부터 보자. 지난 3월 29일 출시 된 ‘니로’는 한 달 동안 사전 계약 포함, 4,000여 대의 계약이 이뤄졌다고 최근 기아자동차는 밝혔다. 기아차가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티볼리와 가격 경쟁력으로 정면 충돌한 효과가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시장의 우려대로 티볼리 판매량에는 변화가 있었을까? 2일 오전 쌍용차가 발표한 판매 현황에 의하면 4월 한 달 동안 ‘티볼리’ 3,033대, ‘티볼리 에어’ 2,342대 등 티볼리 브랜드로 총 5,375대를 판매했다. 
티볼리는 1월 3,222대, 2월 3,374대, 3월 3,358대가 팔렸다. 이와 비교하면 판매량에서 사실상 차이가 없다.
이 수치는 두 번째 우려, 즉 ‘티볼리 에어’가 ‘티볼리’ 시장을 잠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기우로 돌리는 방증이기도 하다. ‘티볼리 에어’가 2,342대가 팔리는 동안 ‘티볼리’의 판매 추이는 큰 변화가 없다. 이 수치는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의 한정 된 생산량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의미가 있다. 쌍용차 평택 공장은 기존 ‘조립1라인’에서만 생산 되던 티볼리를 올해부터 ‘조립2라인’으로 확대해 생산하고 있다. 각 조립라인에서는 티볼리와 티볼리에어가 혼류 생산 된다. 조립2라인으로 확대 되긴 했지만 티볼리에어의 생산이 티볼리의 생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다.
티볼리에어의 생산 추가에도 불구하고 티볼리 판매량 변화가 없었다는 얘기는 쌍용차 평택 공장에서 혼류 생산 되는 쌍용차의 다른 차종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있지만 티볼리와 티볼리에어간 잠식은 없었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사실 티볼리에어는 티볼리에서 출발하기는 했지만 차급 자체가 다르다. 준중형 SUV 시장을 겨냥한 차가 티볼리에어다. 티볼리와 마찬가지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해 온-오프로드 주행능력이 있고 티볼리에서 아쉬웠던,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720리터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공간을 갖춘 차다.
티볼리에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출시 초기에 이미 확인 된 바 있다. 3월 8일 출시 된 티볼리 에어는 한 달만에 5,100여 대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 이 수치는 올해 내수 판매목표 1만 대의 절반을 훌쩍 뛰어 넘는 물량이다.
티볼리와 티볼리에어는 물론이고 니로까지 잘 팔리는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소형 SUV 시장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현황을 이해하고 있다. 아웃도어 생활의 비중이 커지고 레저 활동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SUV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고, 특히 소형 SUV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SUV 시장 현황을 보면 2010년 24만 대 수준이던 시장이 2014년 33만대, 2014년 45만 대로 커졌다. 작년에는 우리나라에서 판매 된 자동차 중 40%가 SUV 모델이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도 한국자동차 내수 판매는 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 되지만 SUV는 되레 4% 성장할 것으로 내다 봤다. 특히 티볼리가 속해 있는 소형 SUV 시장은 2015년의 판매량이 2014년 대비 161.9%가 커졌다.
쌍용자동차는 최근 발표한 경영 실적 자료에서 “2016년 1분기도 흑자를 실현해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81억 원, 당기 순이익 23억 원의 흑자 실현 뒤에는 티볼리가 자리잡고 있다. 1분기 동안 티볼리는 글로벌 판매가 76.6% 증가했고, 판매 및 매출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6.9% 성장했다. /100c@osen.co.kr
[사진] 쌍용차 티볼리(위)와 티볼리 에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