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부진' 삼성,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5.02 10: 30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박석민(NC),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 임창용(KIA) 등 주축 선수들의 잇딴 이탈 속에 전력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 이렇다할 보강 요소가 없는 가운데 외국인 선수들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한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외국인 선수들이 전력의 30%를 차지한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3명이 어느 만큼 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앨런 웹스터(투수)는 제 몫을 해주는 반면 콜린 벨레스터(투수)와 아롬 발디리스(내야수)는 현재로선 기대보다 실망에 가깝다.

웹스터는 6차례 선발 등판을 통해 2승 1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4.35. 1일 대전 한화전서 5⅓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으나 지난달 8일 사직 롯데전 이후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는 등 외국인 선발 특급의 위용을 뽐냈다. 반면 벨레스터와 발디리스는 전력에 플러스 요소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의 첫 번째 성공 요건은 문화적 적응 여부. 제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췄어도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기량 발휘가 쉽지 않다. 벨레스터는 문화 적응에 대해서는 나무랄 데 없으나 성적은 기대 이하. 3차례 선발 등판 모두 패했다. 평균 자책점은 8.03. 세 차례 등판 가운데 5이닝 이상 소화한 건 한 차례 뿐. 무엇보다 영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지난달 21일 광주 KIA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류중일 감독은 "부상 회복 이후 불펜 피칭, 퓨처스 경기 등판까지 거치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부상 완쾌 후 1주일 이상 더 걸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2014년 평균 자책점 및 탈삼진 부문 1위에 올랐던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 만큼은 아니더라도 웹스터 못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면 몰라도 마냥 기다리는 건 마운드 운용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부상에서 회복하더라도 팀 전력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발디리스는 1일 현재 타율 2할2푼1리(77타수 17안타) 1홈런 13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훈련 태도 및 야구에 대한 열정은 박수 받을 만 하지만 구단이 바라는 건 빼어난 성적이다. 2011년 삼성에서 뛰었던 라이언 가코도 인성 만큼은 합격점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설위원은 "발디리스는 외국인 타자로서 상대 투수들에게 전혀 위압감을 주지 못한다. 한화와의 주말 3연전에서도 발디리스에게 찬스가 왔는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차우찬(투수), 김상수(내야수), 박한이(외야수) 등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대반격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력의 30%를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한다면 상위권 도약은 결코 쉽지 않을 듯. 뭔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칫 하면 지금껏 쌓아 놓은 명성에 금이 갈 수도 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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