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오픈 체험기] "대만은 아직 잠들어 있어!" ②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5.04 06: 59

잠시의 휴식을 갖는 동안에도 머리는 복잡했다. '도움이 되야 할텐데...'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입맛도 없었고 평소보다 적게 먹고 경기를 준비했다. 무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고 언제든지 기회가 오면 나서야 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중국은 라크로스가 도입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우리가 홍콩과 경기를 펼치는 동안 대만과 경기서 패했기 때문에 방심은 할 수 없었다.
▲ "Possession!"

라크로스는 아이스하키와 비슷하다. 선수를 끊임없이 교체할 수 있고 골대 뒤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페이스오프를 통해 공격권을 따낸다.
우리팀에는 고등학교 체육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국제대회에서도 밀리지 않았던 페이스오프 전문가. 한 수 아래의 중국을 상대로 공격권을 끊임없이 따냈다. 또 이를바탕으로 공격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큰 형을 비롯해 공격진에서 쉽게 득점을 뽑아내며 어려움이 없었다.
페이스오프를 마친 뒤 주심은 경기를 펼치라는 말을 "possession"이라고 외친다. 볼을 소유했기 때문에 공격을 펼쳐도 된다는 뜻이다.
또 안정적인 경기를 위해 준비를 하는 상황에서도 팀 원들끼리 'possession'을 외친다. 중국을 상대로 어느 때 보다 많이 외쳤고 점점 점수가 쌓여갔다.
1쿼터 중반 이후 경기에 나선 나도 특별한 어려움 없이 중국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무리하게 움직이다 공을 머리에 맞고 잠시 어리둥절할 때도 있었다. 고무재질이지만 딱딱한 공을 사용하는 라크로스는 헬멧과 글러브 등 보호장구가 필요하다. 다행이 헬멧을 맞았지만 머리가 아픈 것은 사실.
또 말은 안했지만 다리에 쥐가 났다. 종아리 근육이 뭉치면서 걸음을 걷기에도 어려웠다. 일부러 조용히 하고 있었다. 경기에 더 뛰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났지만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중국을 상대로 승리하겠다는 의지로 뛰었고 후배들의 도움이 큰 도움이 됐다.
결국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4쿼터 중반 스스로 경기장을 나왔다. 곧바로 마사지를 받았지만 역시 통증은 계속됐다. 결국 약국을 찾아 쓸쓸하게 약을 구매했다.
예전과 너무 달랐다. 하루에 2경기를 하니 평소에 하지도 않던 마무리 스트레칭도 실시했다. 왼쪽발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아팠지만 몸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 더운 날씨에 물 섭취도 많지 않아 부담이 됐다.
중국전을 마치고 분위기는 바뀌었다. 어린 친구들은 시내관광도 나섰지만 여전히 나는 첫 날처럼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도 이기자'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결승에 나서야 했다.
▲ "대만은 아직 잠들어 있어"
둘째날 경기는 아침에 열였다. 만약 대만과 경기서 패한다면 같은 날 3~4위전을 펼쳐야 했다. 숙소에서 모여 했던 이야기는 오늘 한 경기만 하자는 말이었다. 당당히 결승에 가서 홍콩을 뒤집어 주자는 말이었다.
대만의 전력도 우리에게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하는 그들이었기 때문에 걱정도 많았다.
'이번에도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았지만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대만의 전력은 기대보다 좋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과 경기 보다 더 쉬웠다.
경기 전 큰 형의 말은 간단했다. 우리에 비해 30분 가량 늦게 경기장에 도착한 대만을 보고 "아직 잠들어 있다. 우리는 빨리 몸 풀고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잠들어 있는 애들한테 질 수 없겠지?"라며 독려했다.
생각 보다 대만의 전력은 좋지 않았다. 아니 수준이 떨어졌다. 따라서 전술을 다듬는데 주력했다. 스코어는 경기 초반부터 벌어졌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모든 관심은 홍콩전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래서 고등학생 친구들도 많은 기회를 부여 받았다.
전날 다리에 쥐가 나고 머리에 공을 맞았지만 일찍 잠들고 휴식을 취하자 경기를 뛰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승리하면 홍콩 유명관광지인 '빅토리아 픽'에 가보자고 했다. 모두 경기에 출전하며 대만을 쉽게 꺾었다. 잠들어 있는 대만은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3편에 계속. / 10bird@osen.co.kr
[사진] 대회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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