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 전통의 어린이날 시리즈 돌입
두산, 어린이날 시리즈 스윕시 가을야구 확률 100%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어린이날 시리즈가 비로 인해 3경기에서 2경기로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어린이날 시리즈 선발투수 매치업은 한층 더 뜨거워졌다. LG는 4일 선발투수로 에이스 우규민을 그대로 내세운 반면, 두산은 5선발 허준혁 대신 유희관 카드를 꺼냈다. 5일은 외국인투수 맞대결이 될 전망. 로테이션만 놓고 보면, LG는 코프랜드, 두산은 보우덴이 선발 등판할 차례다.

사실 정규시즌 144경기 중 2경기일 뿐이다. 그러나 팬들과 현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포스트시즌에 가깝다. 5일 어린이날 경기의 경우, 매년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예매전쟁이 벌어진다. 올해 어린이날 시리즈 홈팀인 LG 구단관계자는 “개막전보다 티켓 팔리는 속도가 빨랐던 것 같다. 거의 예매창이 열리자마자 예매가 완료됐다고 보면 된다”고 혀를 내둘렀다.
LG 양상문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도 어린이날 시리즈를 앞둔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양 감독은 지난 3일 “어린이날 경기가 참 애매하다. 같은 1승이지만 경기장에 올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이기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LG전은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다. 사실 감독 입장에선 LG뿐이 아닌 모든 팀들을 다 이기고 싶다. 그런데 두산과 LG는 선수들끼리도 서로 의식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벤치클리어링도 많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예전에 주장이었을 때 LG전을 앞두고는 선수들에게 다른 경기보다 더 승리를 강조했었던 것 같다”며 투쟁심을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어린이날 시리즈 성적이 당해 성적과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두산은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2승 이상을 따낼 경우, 90%가 넘는 확률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두산이 어린이날 시리즈를 가져갔음에도 가을야구를 못한 것은 2014시즌이 유일하다.
주목할 부분은 시리즈 싹쓸이다. 어린이날 시리즈서 스윕 당하는 팀은 시즌 전체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어린이날 시리즈 스윕이 나온 것은 지금까지 다섯 차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두산이 세 차례, LG가 두 차례(2006, 2009) 시리즈 스윕(2006년 한 경기 우천취소로 2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두산은 어린이날 시리즈를 스윕한 2005, 2007, 2008시즌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반면 LG는 두산에 어린이날 시리즈를 모두 내준 시즌에는 가을야구도 하지 못했다.
LG와 두산이 함께 상위권에 자리한 시즌이 많지는 않다. 양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대결한 것도 4번(1993, 1998, 2000, 2013) 뿐이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LG와 두산 모두 5할 승률 이상을 올리고 있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팀 역대 4월 최다승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무섭게 질주 중이다. 이대로라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 유력해 보인다. 리빌딩 모드에 들어간 LG도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4위 안에 자리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어린이날 시리즈 결과가 양 팀의 운명을 좌우할지 주목된다.
한편 통산 어린이날 시리즈 전적에선 두산이 LG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1996년부터 2015년까지 18차례(1997년과 2002년 제외) 어린이날 시리즈가 진행됐는데, 두산이 26승 18패 1무로 앞서 있다. 위닝시리즈도 두산이 11번, LG가 6번이다. 어린이날 당일(1996년에는 어린이날 더블헤더로 진행) 상대 전적 또한 12승 7패로 두산이 더 많이 이겼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