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반이지만, 이대로라면 2연패도 충분히 가능하다. 두산 베어스가 막강한 선수층을 앞세워 우승 징크스를 깨뜨리려 한다.
두산은 4일 잠실 LG전에서 완벽한 투타조화를 앞세워 17-1로 대승했다. 안타 21개가 터졌고, 선발 전원안타와 선발 전원득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오재일의 1회초 선제 투런포를 시작으로 5회초 박건우의 스리런포, 6회초 김재환의 스리런포, 그리고 9회초 다시 김재환의 솔로포까지 홈런도 4개가 나왔다.
돋보인 것은 타선이었지만, 마운드도 막강했다. 유희관이 6이닝 1실점으로 활약하며 시즌 3승에 성공했다. 불펜진도 유희관의 기세를 이어 호투를 이어갔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 4월 22일 잠실 한화전부터 선발투수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3연승과 함께 시즌 전적 19승 6패 1무를 기록,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사실 두산은 이날 경기를 우려 속에서 준비해야 했다. 공수의 핵인 양의지가 허리와 무릎 통증에 시달리면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의지가 무릎과 허리의 상태가 좀 안 좋다. 좀 피곤한 상태다”며 “앞으로 양의지는 당일 컨디션을 봐서 기용할 계획이다. 엔트리에 포수 3명을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의지가 어느 정도 괜찮아지면, 지명타자로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의지가 없는 두산도 막강했다. 최재훈이 안타행진에 합류하며 양의지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유희관을 비롯한 투수들과도 절묘한 호흡을 과시, 지난 경기 에러의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었다.
두산은 양의지의 부상 외에도 시즌 전 구상과 몇 가지가 어긋난 상태다. 외국인타자 에반스가 없고, 5선발로 낙점했던 노경은이 부진하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철벽이 된 불펜 필승조도 이현승 외에는 다소 고전하고 있다.
그런데 두산은 에반스의 공백을 김재환이, 노경은의 공백을 허준혁이 메우고 있다. 불펜에선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정재훈이 든든한 셋업맨 역할을 하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수년 동안 두산을 강팀으로 자리하게 한 두터운 선수층이 올해도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두산은 우승 다음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우승징크스를 앓아왔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러한 징크스에서 완벽히 벗어날 태세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했지만, 어느덧 두산 팬들은 김현수에 대한 그리움보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