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올해와 마찬가지로 6연패로 시작
세세한 패배 과정들까지 지난해 떠올려
5연패. 마치 지난해 5월의 데자뷰와 같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악몽처럼 5월의 시작을 맞이하고 있다.

롯데는 4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맞대결에서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어느덧 5연패에 빠지며 시즌 12승 16패에 머물게 됐다.
지난해 롯데는 5월의 첫 9경기에서 1승8패를 기록했다. 특히 6연패가 포함돼 있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데자뷰 같은 5월의 연속이다. 롯데는 지난달 29일~5월 1일까지 열린 NC 다이노스 3연전, 그리고 KIA 2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2연속 루징 시리즈가 확정됐다. 이제는 2연속 스윕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1년 전 롯데가 6연패에 빠진 과정에서도 롯데는 기회 마다 나오는 병살타 등 타선의 무기력증이 원인이었다. 올해는 투타 엇박자가 가장 큰 요인이다.
왼 햄스트링 근염좌에서 복귀해 19일 만에 선발 등판한 송승준이 5이닝 2실점 역투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이로써 롯데는 8경기 연속 선발 투수가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불펜진 역시 이날 윤길현이 8회말, 역전을 허용했지만 제 몫을 해줬다. 이전 이명우(⅓이이닝 무실점) 이정민(1⅓이닝 4탈삼진 무실점)도 중간 다리를 튼튼히 놓았다.
하지만 타선은 투수진을 외면했다. 4일 경기에선 KIA보다 많은 11개의 안타를 치고도 응집력 부재로 패했다(KIA 8개). 또한 직선타 더블 아웃 포함 병살타는 4개가 나왔다.
5연패 기간 동안 롯데는 팀 타율은 2할3리에 머물고 있고 경기 당 평균 점수는 단 2점에 불과하다. 저조한 득점은 극악의 득점권 타율에서 기인한다. 이 기간 득점권 타율은 1할이 채 되지 않는 9푼7리다. 같은 기간 팀 평균자책점이 5.23인 것을 생각하면 롯데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들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6연패 과정과 비슷한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다.
결국 심각한 투타 엇박자에 타선의 무기력증까지 도졌다. 3일 KIA와의 시리즈 첫 경기에서 그동안 고수하던 타순을 변화시켜 정훈-김문호 테이블세터진에 손아섭-아두치-최준석의 중심 타선을 구성했다.
또한 퓨처스리그를 맹폭하던 김상호를 선발 1루수로 출장시켰다. 그리고 4일 경기를 앞두고는 그동안 주전 1루수였던 박종윤을 말소시키고 외야수 김지수를 등록하는 변화까지 단행했다. 특히 김상호는 4일 경기에서 선제 솔로 홈런으로 1군 무대 첫 아치를 그렸다. 변화의 1차적인 목적은 달성했다.
하지만 4일 KIA전 2-2로 맞선 8회초, 1사 1,2루에서 홈런을 친 김상호 대신 이날 정식선수가 된 좌타 외야수 김지수를 대타로 내보냈다. 투수가 사이드암 박준표로 바뀐 것에 대응책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김지수는 1군 데뷔 첫 타석을 접전 상황에서 맞이했고 김지수는 초구에 병살타로 물러났다. 벤치와 선수 본인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였다. 결국 변화의 효과는 반감됐다. 모험수는 자충수로 변했다.
지난해 6연패 과정이던 5월 7일 사직 SK전에서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1,3루에서 당시 갓 육성선수 딱지를 뗀 외야수 김재유를 대타로 내보냈던 것을 떠올리게 한 장면이기도 했다.
세세한 부분들까지도 1년 전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의 롯데는 연패가 아직 진행형이라는 것. KIA와의 남은 시리즈 1경기는 물론 주말 잠실에서 열리는 ‘리그 선두’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까지 자칫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는 위기의 순간이다.
다만, 롯데는 지난해 6연패를 끊은 뒤 6연속 위닝 시리즈를 거두며 5월을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올해는 일단 연패를 끊고 반등의 발판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좋은 기억의 데자뷰를 다시 떠올리는 것은 그 뒤의 일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