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4, 시애틀)가 통쾌한 멀티 홈런으로 플래툰 시스템에 대한 울분을 날렸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역대 15번째 멀티홈런 경기였다.
이대호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경기에 선발 8번 1루수로 출전해 통쾌한 멀티홈런 경기를 선보였다. 첫 두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6회와 7회 연타석 홈런포를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시즌 3·4호 홈런이 한꺼번에 나왔다.
6회에는 우완 라이언 덜의 초구 91마일(146㎞)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을 날렸다. 기세를 이어간 이대호는 7회 존 옥스퍼드의 95마일(153㎞) 빠른 공을 받아쳐 이번에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또 하나의 홈런을 날렸다.

이대호의 멀티홈런은 올 시즌 처음. 원정에서 홈런이 나온 것도 처음이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그 역사상 멀티홈런 경기는 총 14번 있었는데 이대호가 15번째 경기를 완성시켰다. 이대호에 앞서 최희섭이 4번, 추신수가 9번, 강정호가 1번을 기록했었다.
한국인 역사상 첫 멀티홈런 경기는 2004년 4월 11일 최희섭이 기록했다. 당시 플로리다 소속이었던 최희섭은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포를 터뜨리며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최희섭은 LA 다저스로 팀을 옮겨 2005년 5월과 6월 사이에 세 차례나 멀티홈런을 기록했다. 2015년 6월 13일에는 미네소타를 상대로 한 경기 3홈런 경기를 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가장 많은 멀티홈런 경기를 한 선수다. 통산 9차례 기록했다. 클리블랜드 시절이었던 2010년 9월 18일 캔자스시티를 상대로 3홈런 경기를 한 적이 있으며 나머지 8번은 2개의 홈런을 때렸다. 가장 마지막 멀티홈런 경기는 신시내티 시절이었던 2013년 5월 16일 기록했다.
지난해 MLB에 진출한 강정호도 8월 23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포를 치며 팀 승리의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박병호가 7개의 홈런을 기록한 가운데, 이대호가 이날 멀티홈런으로 한국산 거포의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