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부상, 에반스 부진으로 4번 중책
장타율 0.897...8타석당 1홈런 괴력
"그림은 좋잖아요."

김태형 두산 감독은 8일 롯데전에 앞서 최근 4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김재환(28)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림은 좋다"고 칭찬했다. 183cm 90kg의 건장한 체구에 시원한 스윙, 잘 맞았다 하면 펜스까지 라인 드라이브로 날아가는 호쾌한 타구. 하드웨어를 놓고보면 4번타자로 손색이 없다.
김재환은 2008년 2차 1라운드 4순위로 입단해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쳤다. 2011년부터 1군 엔트리를 오르내렸지만 포지션이 포수라 양의지 등에 밀려 좀처럼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외야수로 전향하면서 지난해 153타수(7홈런)로 가장 많이 출장했다.
올 시즌 대타와 백업으로 나와 심심찮게 홈런포를 터뜨리면서 최근 4번타자로 출장하고 있다. 안정된 자리를 보장받자 장타력이 더욱 매서워졌다.
김재환은 8일 롯데전에서 1회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3회 1타점 2루타, 4회 1타점 적시타 등 6타수 5안타(1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과시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김재환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으나 타율 0.397(58타수 23안타)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4번타자의 중압감도 아직까진 잘 견디고 있다. 4번타순에서 타율 0.500(22타수 11안타) 3홈런 11타점으로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4번타자로서 중요한 덕목인 장타 능력을 뽐내고 있다. 장타율이 무려 0.879다. 23개의 안타 중 홈런 8개, 2루타 4개로 안타를 쳤다하면 장타가 절반을 넘는다.
홈런은 히메네스(LG, 9개)에 이어 정의윤(SK)과 공동 2위다. 8타석당 홈런 하나씩 때려 놀라운 페이스다. 히메네스는 12.8타석당 1홈런, 정의윤은 17.5타석당 1홈런이다.
특히 김재환은 초구부터 자신있게 자신의 스윙을 돌린다. 9일까지 초구를 때려 14타수 9안타(타율이 무려 0.643) 14타점을 기록했다. 8일 롯데전에서도 세 차례 초구를 휘둘러 시즌 8호 홈런을 비롯해 3안타를 만들었다. 엄청난 초구 사랑이다.
대단한 것은 초구 9안타 중 6개가 홈런이었다. 올 시즌 자신의 첫 홈런도 초구를 때린 결과였다. 4월 12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 대타로 나와 첫 번째 공을 때려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4월 22일 한화전에선 7회 1사 만루에서 등장, 이재우의 초구를 그대로 통타해 그랜드슬램을 날렸다. 이튿날 23일 2회 첫 타석 1사 1,2루에서 이태양의 초구를 때려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5월 4일 LG전에서 멀티 홈런을 기록할 때에도 2방의 홈런 모두 초구를 노려 친 홈런이었다.
두산은 최근 4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던 오재일이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시즌 초반 4번타자를 맡았던 외국인 타자 에반스는 타격 부진으로 2군에 갔다 온 뒤로는 하위타순으로 나오고 있다. 김재환이 두산의 새로운 4번타자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