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5경기서 53실점하며 8위 추락
작년도 비슷한 시기 7연패...반등 절실
선발과 불펜이 동시에 무너졌다. 이대로는 절대 수준 높은 경기를 할 수 없다. 4월 한 달 동안 선전했던 LG 트윈스가 마운드 붕괴로 인해 NC 다이노스와 주말 3연전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그러면서 LG는 시즌 전적 13승 15패, 순위는 8위로 급추락했다. 5위 kt와 0.5경기 차이로 당장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마운드를 다시 세우지 않으면, 반등은 불가능하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이정도로 안 좋을 줄은 몰랐다. 외국인 선발투수 한 자리와 5선발, 그리고 마무리투수에 물음표가 붙었으나, 지난 3년 동안 투수쪽 지표는 나름 상위권이었다. 이적한 투수도 없는 만큼, 올 시즌도 최대관건은 타선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마운드와 타선 모두 엉망이다. 특히 최근 5경기서 53실점하며 1승 4패로 추락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5.85로 리그 9위, 팀 타율 2할5푼으로 최하위, 경기당 4.68득점으로 9위다. 지금까지 28경기를 치르며 득실차가 -46(131득점·177실점)에 달한다. 10위 한화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표에서 바닥을 기고 있다.
분위기를 바꾸려면 마운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선발진 평균자책점 5.97로 9위,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5.71로 10위다. 선발진에서 우규민(평균자책점 3.38)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고, 불펜진에선 임정우·이동현·신승현 필승조 세 명만 평균자책점 3점대 이하다. 상대 좌타자를 잡아야하는 윤지웅 최성훈 진해수 모두 평균자책점 9점대 이상을 찍고 있다. 지난해 가능성을 비춘 이승현과 최동환도 지금까지는 기대이하다.
구상부터 어긋났다. 약 반 년을 찾은 새 외국인투수 스캇 코프랜드는 장고 끝에 악수가 되고 있다. 3경기 선발 등판해 12⅔이닝을 소화하며 16실점, 평균자책점이 9.95에 달한다. 경기 내내 제구난조에 시달리면서 무너진다. 첫 2경기에선 주무기 싱커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지 못하더니, 지난 NC전에선 싱커 외에 모든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미국에선 프로 7년차 투수지만, 한국에서 모습은 1년차 신인 같다. 작은 것 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자멸한다.
5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봉중근은 1군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다. 지난 1일 논란 속에서 잠실 kt전에 선발 등판, 3이닝만 소화하며 2실점했다. 패스트볼 구속이 130km대에 머물렀고, 5, 6이닝을 소화할 체력도 아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군 등판 후 몸 상태에 이상을 느끼며 다시 이천을 향했다. 봉중근을 대신해 선발 등판하고 있는 이준형이 자리를 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 선발투수들도 작년보다 못하다. 소사는 7경기 41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5.27, 류제국은 5경기 23이닝 1승 4패 평균자책점 6.26을 기록 중이다. 선발진 이닝(138⅔)과 퀄리티스타트(7회) 부문에서도 9위. 이대로라면 시작부터 흐름을 상대에 내주는 경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LG는 지난해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7연패에 빠졌다. 당시 삼성과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마무리투수 임창용을 공략하며 승리했으나, 이후 삼성 넥센 두산에 내리 패하며 급추락했다. 결국 시즌 끝까지 이 때 당한 7연패를 극복하지 못하고 9위로 시즌을 마쳤다.
나쁜 흐름을 빨리 끊지 않으면, 지난해 악몽이 다시 다가올지도 모른다. LG는 이번 주 6경기를 모두 홈에서 치른다. 삼성과 주중 3연전, SK와 주말 3연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에이스 우규민이 10일과 15일 두 차례 등판할 예정이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리드오프 임훈도 퓨처스리그에서 3일 연속 경기에 나서며 1군 복귀 청신호를 쐈다.
우규민이 에이스답게 화요일과 일요일 경기를 책임지고, 임훈이 테이블세터와 외야진을 안정시킨다면, 반등도 불가능은 아니다. 물론 우규민 외에 선발투수들도 분발해야만 한다. 일단 LG는 선발진이 연일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불펜진은 철저히 관리, 혹사 없이 마운드를 운용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분위기를 다시 띄워야 팀 전체가 살아날 것이다. 덧붙여 지난 7일 경기와 같은 주루플레이는 절대 반복되선 안 된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