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계획대로 차근히 100% 상태를 향해 가고 있다.
강정호는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대타로 나섰다. 한 타석을 소화했고,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타율이 2할5푼으로 하락했지만 팀은 10-5로 승리했다.
지난 이틀간 3루수로 선발 출장하며 6번 타순에 배치됐던 강정호는 이날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콜업 초기에는 2경기 선발 출전-1경기 교체 출전의 패턴을 반복하겠다고 했던 닐 헌팅턴 단장과 클린트 허들 감독의 방침 그대로였다.

중반까지는 대타로 나올 만한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후반에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팀이 8-5로 앞서던 8회초 1사에 투수 네프탈리 펠리스 타석을 대신한 강정호는 세인트루이스의 세스 매니스를 상대로 끈질기게 파울을 치며 승부를 8구까지 끌고 갔다. 결과는 중견수 플라이였지만, 멀리 날아 워닝 트랙까지 가는 타구였다.
8회말 수비에서 투수 토니 왓슨으로 바뀌며 빠졌지만, 무리 시키지 않으려는 차원으로 보면 된다. 정규 이닝만 소화한다고 가정할 때 9회초에 강정호의 타석이 다시 돌아올 확률은 희박했고, 이미 앞선 두 경기에 선발 출장했던 선수에게 점검 차원으로 수비를 맡길 필요도 없었다. 팀도 8-5로 앞서고 있어 지키기만 하면 승리할 수 있었기에 강정호의 공격력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꽤 많은 것을 얻은 3연전이 마무리됐다. 강정호는 3경기를 통해 총 9차례 타석에 들어서 타율 2할5푼(8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첫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팀의 4연패를 끊은 것이 하이라이트였고, 이 경기 하나만으로 팀 내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치와 더불어 건강한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피츠버그는 조심스럽게 그를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에 투입한 뒤 세심하게 관리하며 빅리그로 올렸다. 무대만 메이저리그로 옮겨졌을 뿐, 지금도 그 과정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부상 재발은 없이 지난 시즌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구단의 확신은 세인트루이스와의 이번 3연전보다 커졌을 것이다.
건강히 돌아왔다는 것만 보여줬어도 절반의 성공이었을 이번 3연전에서 강정호는 자신의 힘으로 한 경기를 가져오다시피 하며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다시금 증명해냈다. 팀도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고, 개인적으로도 만족할 만한 시리즈였다. /nick@osen.co.kr
[사진] 세인트루이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