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주 5할 승률을 기록했다. 넥센과의 주중 3연전에서는 1승 2패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SK와의 주말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했다. 올 시즌 4번째 위닝 시리즈.
무엇보다 삼성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게 고무적이다. 삼성은 5일 넥센을 5-2로 꺾었다. 이날 승리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1일 대전 한화전 이후 3연패의 마침표를 찍었고 장원삼이 시즌 첫 승(6⅔이닝 2실점)을 신고했다. 장원삼은 5회 2사까지 단 한 명의 타자로 출루시키지 않을 만큼 완벽한 투구를 뽐냈다.
장원삼은 "대형 사고(퍼펙트 게임을 의미) 칠 뻔 했다"고 너스레를 떨 만큼 구위 자체가 완벽 그 자체였다. 선발진의 잇딴 부상과 부진 속에 장원삼의 구위 회복 조짐은 가뭄 뒤 단비 만큼이나 반갑다. 장원삼 역시 "구위 자체는 작년보다 훨씬 더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은 6일 짜릿한 재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선발 윤성환은 3-2로 앞선 7회 김강민에게 투런 아치를 허용하며 패전 위기에 놓였다. 삼성에겐 약속의 8회가 있었다. 1사 3루서 구자욱의 중전 안타로 4-4 균형을 맞춘 뒤 구자욱이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상대 배터리를 압박했다. 최형우는 우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5-4 승기를 가져왔다. 그동안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삼성 야구를 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뒷심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준 한 판이었다.
최형우는 "SK가 강팀이고 김광현이라는 좋은 투수를 상대하기 위해 굉장히 집중했다. 또 반드시 이기고자 최선을 다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1승이 소중한 이 시기에 귀한 승리를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8일 대구 SK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 판이었다. 두 차례 만루 찬스를 놓치며 무너지는 듯 했으나 연장 11회 1사 만루서 구자욱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8-7 승리를 이끌었다. 구자욱이 스타라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경기. 안지만 대신 뒷문 단속에 나선 심창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주 3차례 마운드에 올라 2세이브를 거뒀다. 1.93의 평균 자책점에서 알 수 있듯 투구 내용도 흠잡을 데 없었다. 특히 8일 경기에서는 2⅔이닝 1실점 호투하며 승리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드디어 삼성다운 야구를 하기 시작했다는 게 가장 큰 소득이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한다면 대반격을 기대해도 좋을 듯. 장원삼은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분명히 반등의 계기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5년 연속 정규 시즌을 달성한 강팀이다. 한 팀씩 깨면서 올라갈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상위권 도약을 위한 희망을 엿본 한 주 였지만 이대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외국인 선수 교체 등 전력 보강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현재 상황에 안주한다면 다시 추락할 수 있다. 무너지는 건 한 순간 아니었던가. /삼성 담당기자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