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창, 5년째 선발 무승 "이제는 무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5.11 06: 59

2011년 8월27일 이후 선발승 無 
개인기록은 초월, 무심으로 투구
"이제는 무심이죠". 

한화 우완 투수 심수창(35)이 선발로 나오는 날마다 KBO에서 배포하는 금일 예상달성기록에는 항상 그의 마지막 선발승 기록이 기재돼 있다. 2011년 8월27일 목동 롯데전이 가장 최근 선발승으로 전 전 소속팀 넥센 시절에 기록한 것이다. 햇수로만 어느새 5년 전이다. 지난해 롯데에서 4승을 올렸지만 모두 구원승으로 선발승은 아니었다. 
한화 이적 첫 해를 맞아 심수창에게는 몇 차례 선발승 기회가 있었다. 지난달 19일 사직 롯데전에는 5⅓이닝 1실점 호투로 선발승 요건을 채웠으나 마무리 정우람이 수비 실책으로 블론세이브를 범한 바람에 고대한 승리가 날아갔다. 그의 유독 박복한 승운이 또 화제가 됐다. 
지난달 29일 대전 삼성전에는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4회 시작과 함께 연속 안타를 맞자마자 교체됐다. 손가락 물집 부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였지만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그 이후 팀 사정상 구원으로 2경기를 등판하는 등 선발과 구원을 분주히 오가고 있다. 
올 시즌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롯데에서도 심수창은 4월까지 선발로 좋은 투구를 했으나 타선 지원과 불펜 도움을 받지 못해 선발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4월23일 광주 KIA전에는 6-2로 리드한 9회 김승회가 브렛 필에게 동점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선발승이 날아가기도 했다. 그 뒤로 불펜이 무너진 팀 사정에 따라 구원 투입되는 등 들쑥날쑥한 보직 때문에 투구 밸런스가 깨지며 고생했다.  
하지만 심수창은 개인 선발승에 대해 초월했다. 그는 "개인적인 기록은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선발승 같은 개인 기록은 의미를 안 둔다. 이제는 무심이다.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다"며 "18연패를 한 적도 있었다. 그때도 날아간 선발승이 여러 번 있었는데 결국 내가 못했기 때문이다.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못 던진 내 잘못이다"고 자책했다. 
말뿐이 아니다. 심수창은 4일 문학 SK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4실점하고 내려간 뒤 이튿날부터 불펜 대기했다. 투수들이 소모된 SK전에서 크게 뒤진 6회 구원으로 3이닝 61구를 던졌다. 8일 수원 kt전에도 승부가 kt로 기운 8회 1이닝 14구를 소화했다. 그는 "내가 선발로 너무 못 던지져 팀이 힘들어졌다. 내가 던져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묵묵히 투구했다. 
심수창은 송은범의 담 증세 때문에 10일 대전 NC전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구원등판 후 하루의 휴식이었지만 한화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심수창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우천 연기되면서 11일 NC전 선발은 이태양으로 바뀌었고, 심수창의 선발등판은 기약이 없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무심으로 무장한 심수창은 묵묵히 자리를 가리지 않고 등판 준비를 할 뿐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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