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MVP’ 커리, “내 인생에 이런 일이...”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5.11 12: 41

MVP 수상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 스테판 커리(28,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다시 한 번 NBA 역사를 새로 썼다.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은 2015-2016 시즌 MVP(Most Valuable Player)로 스테판 커리가 2년 연속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전혀 놀랍지 않은 사실이다. 이미 며칠 전 커리가 MVP에 뽑혔다는 보도가 있었다. 투표를 하기 훨씬 전부터 누구나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정규시즌 역대 최다 73승, 한 시즌 평균 30점 돌파, 한 시즌 최초 3점슛 400개 돌파(402개 성공), 한 시즌 180클럽 가입을 동시에 이룬 선수가 MVP가 아니라면 누구겠는가. 
놀라운 것은 투표의 내용이었다. NBA는 스포츠기자와 방송단으로 구성된 언론사 130명의 투표와 팬투표 결과를 합산한 총 131명의 선거인단으로 MVP를 선출한다. 이들은 MVP후보에게 1위부터 3위까지 순서를 매겨 제출한다. 순위마다 차등점수가 부여된다. 투표의 집계를 점수로 환산해 최종 MVP가 뽑힌다. 

카와이 레너드(634점)와 르브론 제임스(631점)도 점수를 받긴 받았다. 그러나 모두가 2,3등 표였다. 커리를 MVP 1순위에 올려놓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총 1310점을 받은 커리는 NBA 역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 MVP가 됐다. 2000년의 샤킬 오닐과 2013년 르브론 제임스는 단 한 표가 모자라 만장일치를 놓친 사례가 있다. 다른 종목에서 2010 NFL의 탐 브래디, 1982 NHL의 웨인 크레츠키가 만장일치 MVP였다. MLB에서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브라이스 하퍼를 비롯해 총 17명의 만장일치 MVP가 나왔다. 
역대 압도적으로 시즌을 지배했던 ‘레전드’들은 많이 존재했다. 하지만 아무도 만장일치 MVP는 없었다. 활약이 너무 좋았더라도, 엉뚱한 사람에게 투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커리의 시즌은 그런 고정관념을 모두 깰 정도로 완벽했다. 커리를 MVP로 뽑지 않는다면 양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을 그런 시즌이었다. 
커리 전까지 NBA서 정규시즌 MVP를 2회 이상 수상한 선수는 총 12명이 있었다. 카림 압둘자바가 6회로 최다고 마이클 조던과 빌 러셀이 5회다. 윌트 채임벌린과 르브론 제임스가 4회로 공동 3위다. 최근에는 2013년 제임스가 MVP를 2회 연속 수상한 바 있다. 
11일 치른 MVP 수상식에서 커리는 “내 선수인생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난 단지 다음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 싶었다. 매일 열심히 훈련하면 누구든 나아질 수 있다는 것 말이다”라며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커리는 지난 시즌 MVP를 탄 뒤 달라진 변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MVP 수상 후) 더 많은 조명을 받았고, 항상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았다. 난 여전히 젊은 그냥 농구선수로서 전설의 선수들을 올려다봤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사람들이 우리 팀 이야기를 했다. 그것 자체로 우리가 뭔가 굉장히 잘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했다. 우리는 계속 그렇게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스티브 커 감독은 “커리가 MVP를 원했다. 그것 이상의 동기부여는 없었다. 그는 지속적으로 경기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했다. 사실 별 것 아닌 이유였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커리의 노력을 칭찬했다. 
포인트가드로서 MVP 2연패를 차지한 선수는 매직 존슨(89-90)과 스티브 내쉬(05-06)에 이어 커리가 역대 세 번째다. 커리는 평균 35분 미만을 뛰고 30점 이상을 올린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워리어스 역사상 MVP를 2회 수상한 선수도 커리가 유일하다. 커리는 그야말로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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