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주 맹활약, 숨겨진 아내의 희생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다” 최정민의 각오
요새 SK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인 최정민(27)은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그라운드에서의 입지는 프로 데뷔 후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졌다. 또한 그라운드 밖에서의 생활 패턴도 크게 달라졌다.

최정민은 지난해 12월 이혜민 씨와 화촉을 밝혔다. 무려 8년간의 연애에 귀한 결실을 맺었다. 결혼 생활에 대해서는 싱글벙글이다. 모든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보여주고 있는 맹활약의 비결도 단번에 ‘내조’를 뽑았다. 아내의 헌신과 배려에 절로 힘이 나고 책임감은 강해진다고 이야기한다.
서로가 배려하고 이해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것이 결혼 생활이라고 하지만 사실 야구선수들은 아내가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경우가 많다. 최정민도 마찬가지다. 최정민은 “모든 것이 내 위주로 움직인다”라고 고마워했다. 야간 경기가 많은 야구 선수들은 어쩔 수 없이 밤늦게 퇴근해 점심때가 되어서야 출근길에 나선다. 일반인들의 생활 패턴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에 맞춰 움직이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씨는 아무런 내색 없이 최정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잘할 때도, 못할 때도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 행여 남편이 집안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들뜰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묵묵히 내조하고 있다. 최정민은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아침밥을 차렸다. 혼자 살 때는 아침을 거르고 경기장에 나와서 먹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라고 행복한 미소 지었다.
무엇보다 힘든 하루를 끝내고 집에 돌아갔을 때, 항상 자신의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응원군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큰 안정감을 준다. 혼자 살 때는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이다. 그렇게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아내를 보며 책임감도 강해진다. 최정민의 눈빛이 독해진 것도 여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팬들은 그런 눈빛에 환호한다.
외국인 선수 헥터 고메즈의 부상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0일까지 올 시즌 21경기에서 타율 3할7푼3리, 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빠른 발과 저돌적인 베이스러닝, 그리고 안정된 2루 수비까지 공·수·주 3박자에서 단연 돋보이는 모습이다. 벌써부터 “올 시즌 SK 최고의 수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실 힘든 시기도 있었다. 오키나와 2차 캠프 명단에서 탈락해 대만 2군 전지훈련으로 떨어졌다. 낙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더 독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2군 캠프에서 독보적인 기량을 보인 끝에 시범경기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또 경쟁을 치러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이제 SK의 내야에서 최정민의 이름을 지우기는 어려워졌다. 그 힘든 시기 때 최정민의 곁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 준 사람이 아내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최정민은 결혼 당시 신부에 대해 “오랜 시간동안 항상 내 곁에서 힘이 돼주는 사람이었다”라고 말하면서 “이제는 내가 힘이 되어주고 싶다. 앞으로 성공해서 평생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무명 생활이 짧지 않았던 만큼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그 목표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노력이 이어진 결과, 이제는 아내가 경기장을 찾아 “우리 남편이다”라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의 선수가 됐다. 노력이 내조의 등을 업고 기회를 만나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