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ERA 1.64’ 보우덴, 유일 1점대 질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11 21: 50

두산 새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30)이 ‘복덩이’로 진화하고 있다. 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질주하며 어느덧 시즌 5번째 승리 고지를 밟았다.
보우덴은 1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1.95에서 1.64까지 낮췄다. 시즌이 한 달 이상 지나간 현 시점에서 ‘꿈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보우덴이 유일하다.
4월 한 달 좋은 모습을 보인 보우덴은 최근 2경기에서는 약간 고전했다.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4월 모습이 워낙 좋아 상대적으로 부진해 보였던 것도 사실. 4월 29일 KIA전에서는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6이닝 4실점(1자책점)했다. 5월 5일 잠실 LG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 자책점인 4점을 기록하며 5이닝 소화에 그쳤다.

상대 팀의 전력분석이 집요해진 만큼 이제 보우덴의 강점과 약점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볼 수 있는 상황. 때문에 5월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하나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보우덴은 침착했다. 빼어난 완급 조절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고 위기 상황에서는 더 힘을 내며 넘치는 안정감을 과시했다. 결과적으로 보우덴이 내려간 8회에 3점을 허용했다는 점은 보우덴의 구위를 역설적으로 증명했다.
1회가 위기였다. 몸이 덜 풀린 듯 빠른 공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다. 최정민에게 번트 안타를 허용했고 최정에게는 슬라이더를 연거푸 던지다 좌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SK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인 정의윤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고 박정권을 2루수 땅볼로 정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과감한 빠른 공 승부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었다. 피해가지 않았고 결국 변화구로 땅볼을 유도해냈다. 두뇌 싸움이 돋보였다.
2회에는 1사 1루에서 박재상을 병살타로 유도했다. 3회에는 선두 김성현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으나 2사 3루에서 폭투 때 절묘한 홈 베이스 커버로 쇄도하던 3루 주자 김성현을 잡고 한숨을 돌렸다. 송구도 좋았고, 중심을 잃었지만 끝까지 공을 주시한 보우덴의 집중력도 좋았다.
안정을 찾은 보우덴은 몸이 풀린 듯 최고 148㎞의 빠른 공을 거침 없이 뿌리며 SK 타선을 힘으로 압도했다. 4회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빠른 공은 148㎞까지 나왔다. 5회 선두 이재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한 것도 빠른 공이었다.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졌고 세 가지 구종 모두가 위력을 발휘하며 초반 많았던 투구수도 줄여나갈 수 있었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진다고 해도 힘에 의존한 투수는 타자들의 기량이 급상승한 KBO 리그에서 쉽게 살아남기 어렵다. 그러나 보우덴은 제구력에 완급조절능력까지 갖춰 롱런의 자질이 있음을 증명했다. 어느 팀이나 그렇듯 두산이 보우덴에게 원한 것은 두 자릿수 승수. 그러나 시즌이 아직 25%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5승을 따낸 보우덴은 그 기대치를 좀 더 상향 조정해도 될 것 같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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