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얼마나 부러울까? KIA 외국인투수 지크 스프루일(29)이 시즌 4승째를 달성했다. 퀄리티스타트의 호투가 가장 큰 승리요인이었지만 여기에는 화끈한 득점력을 등에 업은 점도 컸다.
지크는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⅓이닝동안 9안타와 2볼넷을 내줬지만 3실점으로 막았다. 탈삼진은 8개. 팀이 7-3으로 앞선 가운데 내려갔고 후속투수들이 kt의 추격을 차단했고 추가득점까지 나오며 가볍게 4승을 챙겼다.
첫 걸음이 힘겨웠다. 1회초 이대형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오정복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 됐다. 마르테에게 던진 2구 커브가 높게 형성되면서 통타당해 좌월 2점 홈런을 내주었다. 커브의 각이 밋밋하게 들어간 실투였다. 이후 김상현과 이진영을 잡고 안정감을 찾았다.

2회에서는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세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는 1사후 이대형에게 번트안타를 맞았으나 오정복을 투수앞 병살로 유도하고 영의 숫자를 이었다. 4회는 2사후 이진영과 박경수에게 연속안타를 맞았지만 실점없이 넘어갔다.
5회 큰 파도가 몰려왔다. 8번 김종민에게 우전안타를 맞더니 박기혁은 볼넷으로 내보내며 상위타선으로 연결시켜주었다. 이대형이 절묘한 번트안타를 성공시켜 무사 만루로 몰아넣었다. 오정복을 삼진으로 잡고 마르테에게 좌전적시타를 허용 두 번째 실점했다. 그러나 김상현을 유격수 병살로 잡고 대량실점 위기를 넘겼다.
6회초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 요건을 충족했다. 7회 선두타자에게 아홉번째 안타를 맞고 이대형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시즌 최다투구(115개)여서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직구를 위주로 던졌고 변화구는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았다. 최고구속은 153km를 찍었다.
공교롭게도 양현종만 올라오면 숨죽였던 타선은 지크에게는 화끈한 선물을 했다. 1회초 2점을 내주자 1회말 곧바로 두 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고 3회에는 집중타를 터트려 4득점, 기운을 불어넣었다. 5회와 7회 각각 한 점을 보태 모두 8점을 뽑아주었다. 지크가 마운드에 오른 최근 5경기에서 타선은 무려 48점을 뽑아주었다. 6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첫 승을 이루지 못한 양현종이 부러운 득점력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