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야수 이형종이 타자전향 후 첫 홈런을 터뜨린 소감을 전했다.
이형종은 11일 잠실 삼성전에 2번 타자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 8회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포로 통산 첫 홈런을 기록했다. 이형종의 홈런으로 LG는 15점째를 뽑았고, 결국 16-2로 대승했다.
경기 후 이형종은 “투수로 뛸 때 삼진을 기록하는 것보다 타자로 뛰면서 안타를 기록하는 게 기분이 더 좋다. 투수는 삼진을 잡아도 실점할 수 있지만 타자는 안타를 기록하면 그대로 기록에 남는다”고 웃었다.

이어 이형종은 홈런 친 순간을 묻는 질문에 “경기 후반에 점수차가 많이 났고, 외야플라이를 치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홈런이 됐다.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도는 순간 아드레날린이 막 올라오더라”며 “베이스를 돌면서 작게 세리머니를 했는데 덕아웃에 들어오자 정성훈 선배님이 다음타석에서 데드볼이 올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하셨다. 다행히 데드볼이 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1회말 첫 타석부터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고, 이게 선취점으로 이어진 것을 두고는 “박용택 선배님이 안타를 치셨고 왠지 번트가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인이 난 것은 아니었는데 한 번 번트를 대야겠다는 느낌이 들었고 생각보다 번트가 너무 잘 됐다”고 밝혔다.
어떻게 타격감을 유지하냐고 묻자 “서용빈 코치님과 손인호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신다. 팀 훈련에 앞서 실내에서 투수가 던지는 것처럼 던져주신다. 코치님들 덕에 훈련도 많이 하고 감을 이어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덧붙여 이형종은 “지금 타율이 높지만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 혹시 타율이 떨어지더라도 다시 올라갈 수 있게 매 경기 잘 배우고 싶다”며 “사실 수비가 더 자신이 있었는데 수비 실수가 몇 번 나오면서 긴장하고 있다. 수비를 더 잘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이형종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승엽 선배님이 우상이었다. 이승엽 선배님께 따로 말씀은 못드렸는데 이승엽 선배 앞에서 홈런을 쳐서 기분이 더 좋다. 시범경기 때보다 10배, 100배는 더 기분이 좋고 짜릿했다”고 밝혔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