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 "혹사 논란 속상, 잘하는 수밖에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5.12 05: 53

권혁, 올해도 최다등판-구원이닝 2위
끊임없는 혹사 논란에도 꿋꿋한 투구
"내 입으로 쉬겠다는 말을 먼저 한 적은 없다". 

불꽃투혼의 상징 권혁(33)은 올 시즌에도 한화 마운드의 중심에 있다. 롯데 이명우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19경기에 등판한 권혁은 순수 구원 이닝도 같은 팀 장민재(24⅔이닝)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23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1승1패5홀드를 거두고 있는 권혁은 그러나 평균자책점이 4.94로 다소 높은 편이다. 
권혁이 부진한 투구를 할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가 역시 혹사다. 지난해 리그 최다 78경기 112이닝으로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선 권혁이 혹사 후유증으로 지쳤다는 수군거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혀 상관관계가 없지 않지만 선수 본인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 
그는 "결과가 잘 나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 혹사 이야기가 나오더라. 작년에 무리했기 때문에 결과가 안 좋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내가 잘하면 그런 말이 안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속상하다. 결국 내가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권혁이 앞으로도 안고 가야 할 숙명이다. 
거듭된 혹사 논란에도 권혁은 좀처럼 쉬지 않는다. 대부분 팀들의 구원투수들이 2~3일씩 연투를 하고 나면 "오늘은 좀 힘들겠습니다"라고 코칭스태프에 먼저 휴식을 요청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권혁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주위에서는 "권혁 정도라면 한두 번 휴식을 요청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는데도 스스로 빼는 게 없다"고 한다. 
권혁은 "웬만하면 먼저 쉬겠다고 하지 않는다. 아픈 것 아니면 내 입으로 쉬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FA로 한화에 이적해올 때부터 내 장점이라고 말한 게 불펜투수로서 아프지 않고 꾸준히 연투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게 지금도 내 장점이자 무기"라고 힘줘 말했다. 
그런 점에서 11일 대전 NC전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이틀간의 휴식을 갖고 마운드에 오른 그는 최고 147km 강속구에 변화구로 커브까지 적절하게 섞어 던지면서 NC 강타자들을 제압했다. 지난 7일 수원 kt전 1이닝 5실점 부진을 보란 듯 만회한 강력한 투구로 건재함을 알렸다. 
권혁은 "개인적으로 올 시즌 들어 밸런스가 가장 좋은 경기였다. 좋았을 때 비디오도 보며 고민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경기 내용을 떠나 공 던지는 감이 좋았다"며 "팀이 연패를 자주 하게 돼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프로니까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이겨야 할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투구뿐만 아니라 멘탈도 권혁답게 시원시원하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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