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 탈출' LG, 선발진 살아나야 반등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5.12 07: 13

LG 선발진 ERA 5.95·QS 8회로 하위권...5월 들어 QS 단 한 번
일단 소사 호투로 연패탈출...소사 외에 선발투수들도 활약해야 반등 가능
악몽 같았던 연패 사슬은 끊었지만 안심할 수 없다. 헨리 소사가 호투한 것처럼, 다른 선발투수들도 마운드 위에서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 선발진에 붙어있는 커다란 물음표가 제거될 때, 팀 전체가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다. 

LG는 지난 11일 잠실 삼성전에서 16-2로 대승, 완벽한 승리와 함께 4연패서 탈출했다. 일단 선발투수 소사가 7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8이닝 2실점으로 올해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1회부터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구사하더니 최고구속 159km를 찍었다. 올 시즌 경기 중 이날 경기가 패스트볼의 비중(총 투구수 106개 중 64개가 패스트볼)이 가장 높았다. 변화구를 통해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기 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한 투구를 펼쳤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소사가 긴 이닝 소화를 의식할 때가 많다. 특히 팀이 리드를 잡으면 이닝에 욕심을 내다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할 때가 있었다. 그래서 지난 어린이날 경기에선 직접 마운드에 올라 팔 스윙을 세게 가져가라고 주문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사는 지난 5일 잠실 두산전에서 양 감독이 마운드에 오르고 난 후 갑자기 구속이 상승했다. 150km 중반대의 패스트볼로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소사의 삼성전 호투로 LG 선발진은 5월 들어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선발투수가 굳건하게 마운드를 지키자 야수들도 연쇄작용을 일으켰다. 올 시즌 최다 22안타를 기록했고, 홈런도 2개가 터졌다. 실점을 막는 수비도 두 차례 나왔다. 소사의 불꽃투가 LG의 추락에 브레이크를 걸게 했다.
이제 관건은 다른 선발투수들이다. LG는 선발진 평균자책점 5.95로 리그 9위, 퀄리티스타트 8회로 리그 8위에 머물러있다. 완봉승 후 2경기 연속 부진한 우규민과 답을 찾지 못한 류제국, 기대 이하의 코프랜드와 유망주 이준형 모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팀 전체가 살아난다. 셋업맨 이동현이 사타구니 통증으로 엔트리서 제외된 만큼, 선발투수의 퀄리티스타트 여부가 매 경기 절대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소사와 원투펀치를 이뤄야 할 우규민은 지난달 26일 대구 삼성전 완봉승 후 미니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선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고전했고, 10일 잠실 삼성전서도 특유의 정교한 제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삼성 타자들이 체인지업에 대처하기 시작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오는 15일 잠실 SK전 선발 등판이 예정된 만큼, 제구난조에서 벗어나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빈약한 타선지원과 함께 불운에 시달렸던 류제국도 제구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양상문 감독은 “제국이가 구위에선 작년과 큰 차이점이 없다고 본다. 원래 제국이는 구속보다는 공의 변화로 승부하는 투수다. 공이 움직이는 정도는 작년과 비슷하다. 그런데 원하는 곳에 공이 들어가지 못하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류제국을 올 시즌에 앞서 커브 제구력과 1루 견제 능력 향상에 집중했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4월 5일 광주 KIA전에서 정교한 커브와 빠른 1구 견제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첫 승을 올린 4월 17일 대전 한화전서도 커브를 통해 위기를 탈출하는 모습이 나왔다. 하지만 패전투수가 된 경기들을 보면 패스트볼이 난타당하거나 커브가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난다. 류제국은 투심패스트볼로 땅볼을 유도하고, 체인지업과 커브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수다. 패스트볼과 변화구가 제대로 공존해야 마운드를 지킬 수 있다.
코프랜드는 이대로라면 정상적으로 시즌을 마치기 힘들다. 벌써 3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더 이상 적응문제를 논할 수도 없다. 물론 지난 8일 마산 NC전에선 운도 따르지 않았다. 외야수비가 도움을 주고, 오지환을 향한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되지 않았다면,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코프랜드의 우선과제는 볼넷감소. 미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볼넷을 최소화하고 꾸준히 땅볼을 유도해야 한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5선발 이준형은 프로젝트다.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며 경험을 쌓는 중이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후 선발진에 자리하기까지 2, 3년이 걸릴 것으로 보였지만, LG 구단 내부적으로는 이준형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5일 대전 한화전에선 5⅔이닝 2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래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투수인 만큼, 기복을 피하기는 힘들다. 때문에 이준형의 뒤를 이어 등판할 불펜투수들의 활약도 경기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양 감독은 “준형이가 지난 6일 마산 NC전에선 경기 초반까지는 최고의 투구를 했다. 위기를 극복했다면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밝혔다. 당시 이준형은 3회까지 무실점투구를 했으나, 4회에 급격히 무너진 바 있다. 
현재 LG는 과제가 선발진에 비해 야수진은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일단 베테랑 박용택과 정성훈이 매 경기 맹타를 휘두르며 상위타선에서 불을 붙인다. 손주인도 1군 복귀 후 공수 모두에서 탄탄하다. 히메네스가 슬럼프에서 탈출했고, 이병규(7번)도 지난해와는 달리 꾸준하다. 임훈이 복귀하면, 다소 불안했던 외야수비도 부쩍 향상될 수 있다. 더불어 박용택을 다시 3번 타순에 배치, 팀의 전체적인 득점력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LG는 12일 삼성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이준형을 선발투수로 올린다. 상대 선발투수는 윤성환. 지난번 해커와 맞붙은 것처럼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지만, LG는 전날 소사의 호투로 불펜진을 거의 소모하지 않았다. 이준형의 호투만큼이나 절묘한 불펜진 운용이 요구된다. 이후 SK와 주말 3연전에선 류제국·코프랜드·우규민이 나선다. LG가 반등하려면, 세 투수 모두 이전 등판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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