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감독 조언에 자신감 얻고 자기 스윙
"지금 이 기회 놓치고 싶지 않다"며 각오 다져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김상호(27)의 ‘대찬 스윙’이 1군 주전을 향하고 있다.

김상호는 현재 롯데의 주전 1루수로 활약하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의 활약과 기존의 주전 1루수였던 박종윤의 부진을 틈타 1군에서 출장 기회를 잡고 있다.
일단 김상호는 1군 콜업 직전, 퓨처스리그를 정복하다시피 했다. 타율 4할9푼1리(57타수 28안타) 7홈런 27타점 OPS 1.512의 성적을 올렸다. 퓨처스리그 타격 관련 지표에서 김상호의 이름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1군 콜업 이후에도 9경기에서 타율 3할(30타수 9안타) 1홈런 5타점 4득점 OPS 7할7푼7리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일단 스윙 자체가 시원시원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기 스윙을 돌리고 있다. “안타를 못 쳐도 자신 있게 스윙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 김상호의 말이다.
하지만 1군 콜업 이후 그가 만났던 선발 투수들은 쟁쟁하다. 해커(NC), 헥터(KIA), 장원준, 니퍼트(이상 두산)까지 각 팀의 에이스급 투수들을 만났다. 야속할 법도 했다. 김상호는 “1군에 오랜만에 올라왔는데 ‘아 나한테 왜 이러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강한 투수들을 많이 만났다”며 “그런 투수들을 빨리 만난 것이 1군에서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위기가 기회로 다가왔다.
그리고 조원우 롯데 감독이 순간, 툭 던진 한 마디가 그를 더욱 자신감을 샘솟게 했다. 김상호는 지난 7일 잠실 두산전, 니퍼트를 상대했다.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 모두 삼진을 당했다. 김상호는 니퍼트의 빠른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서 쓸쓸히 물러났다. “빠른공을 노리고 있었는데 몸이 움직여지지 않을 정도였다”며 김상호는 당시 니퍼트 공의 위력을 전했다. 하지만 3번째 타석에서는 기어이 3-유간의 깊숙한 안타성 타구를 만들어내는 듯 했지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타석 마다 성장하는 모습이 보일만큼 김상호는 빠르게 적응했다.
김상호는 “제가 당시 니퍼트의 공에 맞추려고 배트를 짧게 잡고 대기 타석에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부르셔서 ‘삼진 먹어도 되니까 너 하던 대로 배트 길게 잡고, 대차게 돌리고 와라’고 말씀하셨다”면서 “그래서 더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호의 ‘대찬 스윙’은 자신감이 중요한 순간, 그를 더욱 무섭게 만들었다. 8일 두산전, 11-8로 앞선 7회초 2사 2,3루에서 김상호는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당시 두산은 앞선 타순의 최준석을 고의4구로 내보내고 김상호와의 승부를 택했다. 롯데는 달아나는 적시타가 필요했고 두산은 막아야 했다. 그래서 김상호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는 두산의 오판이었다. 김상호는 2사 만루에서 달아나는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최준석 선배가 당연히 잘 하시고 네임밸류에서 차이가 나니까 인정은 해야 하지만 자존심은 약간 상했다"면서 "당시 왠지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상대가 나를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당시를 되돌아봤다.
김상호는 계속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온전히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기에 김상호는 더욱 간절하게 지금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는 “매 타석이 지금 나에게는 특별하다. 나는 내일이 없다”면서 “하지만 경기에 나서는 지금 이 순간이 재밌다. ‘내가 야구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고 말했다.
김상호는 더욱 이를 악물 생각이다. 그는 “주전은 당연히 다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최선을 다하고 정말 악을 쓰고 있다는 것을 그라운드에서 계속 뿜어내고 싶다”고 말하며 의욕을 보였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