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현장톡] 빅리거들의 상세 프로필, 20/80 스케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5.12 13: 00

 메이저리그에는 20/80 스케일이라는 것이 있다.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잘 알려져 있는 20/80 스케일을 통해 대중들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선수의 기량도 대략적으로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
20/80 스케일이란 말 그대로 최저 20점, 최고 80점으로 각 선수의 실력을 평가하는 틀이다. 점수는 1점 단위가 아닌 10점 단위고, 가운데 구간에서만 5점 단위로 세분화가 되어있다. 평가하는 기관마다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동소이하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단장 특별보좌역인 짐 프레고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80점 기준은 엄격하다. 물론 다른 구단도 마찬가지다. 투수의 구속은 99마일 이상이어야 하고, 타격 정확성은 타율 3할3푼 이상, 파워는 홈런 40개 이상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한 가지 능력이 특화된 선수의 경우 특정 항목에서 80점을 받고, 나머지 항목에서 40점 이하인 케이스도 있다.

20점은 빅리그 데뷔가 힘든 수준이다. 투수의 구속은 83마일 이하, 타율은 2할2푼 미만, 홈런은 2개 이하다. 60야드(약 55미터) 달리기는 7.4초 이상 걸리고, 우타자의 경우 타격 후 1루 도착 시간이 4.6초보다 늦다. 여기에 한 가지라도 해당되는 선수라면 다른 항목에서 확실한 장점을 보여야만 빅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캔자스시티가 잡고 있는 평균은 50점이다. 포심 패스트볼은 90~91마일 정도고, 타율 2할6푼5리~2할8푼4리, 홈런 12~16개 수준이므로 어떤 항목에서 50점을 받는다면 중간 수준은 되는 것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50점 이상인 카테고리가 많을수록 다재다능한 선수로 인정받는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도 20/80 스케일의 적용 대상이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의 힘에는 몇 점을 줄 수 있겠냐는 질문에 프레고시는 신중히 생각한 뒤 “60점 정도 된다. 홈런 30개는 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 구단의 기준이지만, 다른 팀도 대부분 비슷하다”고 이야기했다. 캔자스시티의 파워 60점은 22~30홈런이다.
이외에도 세부적으로 보는 부분들이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투수의 경우 슬라이드 스텝으로 던질 때 릴리스 시간도 측정하는데, 1.3초 이하가 나와야 합격점이다. 포수의 팝타임(포수가 받은 공이 송구 후 2구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초를 평균으로 잡고, 2.1초 이상이면 평균 이하 취급을 받는다.
또한 각 포지션별로 중시하는 가치들도 다르다. 이는 구단의 정책에 따라 비교적 차이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박병호를 비롯해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올해 처음 빅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타자들은 모두 수비보다는 공격이 중요한 포지션에 몸담고 있다. /nick@osen.co.kr
[사진]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20/80 스케일 기준 표. 미니애폴리스=조인식 기자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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