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빠져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아담 린드(33·시애틀)에 대해 제리 디포토 단장과 스캇 서비스 감독이 공개적인 지지 발언을 했다. 플래툰 시스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대호(34·시애틀)로서는 아쉬운 일이다.
디포토 단장과 서비스 감독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경기를 앞두고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1루수 아담 린드에 대한 지지 발언을 했다. 최근 부진한 것이 맞기는 하지만 충분한 능력이 있는 선수이며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실권자인 디포토 단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린드는 점점 뜨거워질 것이다. 그는 최근 3년간 우완 투수를 상대로 가장 강했던 10명의 타자 중 하나였다”라면서 “그가 그간 보여줬던 것을 지금 이어가지 못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물이 댐을 향해 나아갈 때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기다려주겠다는 의미다.

서비스 감독 또한 디포토 단장과 보조를 맞췄다. 서비스 감독은 “당분간 원정 경기는 모두 우완을 상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타자 친화적 구장인 볼티모어와 신시내티 원정을 치르는 것이 린드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가 리그에서 보여준 기록을 생각하면 우리는 반드시 그가 필요하다. 점차 좋아질 것이다”라며 린드의 연속 선발 출전을 사실상 예고했다.
현지 언론으로부터 린드에 대한 질문이 나온 것은 최근 부진과 연관이 있다. 올해 시애틀의 주전 1루수로 기대를 모은 린드는 12일까지 27경기에서 타율 2할1푼3리, 출루율 2할3푼7리, ops 0.506에 그치고 있다. 특히나 기대를 모았던 장타력에서 기대 이하다. 홈런은 1개, 타점은 5개에 불과하다.
반면 이대호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린드와 이대호의 출전 시간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시애틀은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을 고수할 것이라는 뜻을 재차 확인했다.
플래툰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고 검증된 것이 없는 이대호에게 시즌 초반에는 나쁘지 않은 요소가 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경기를 뛰는 백업이 아닌, 좌완이 나올 경우 언제든지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출전 시간이 많아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대호가 예상보다 빠르게 리그에 적응함에 따라 오히려 린드가 득을 보는 시스템으로 돌변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