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발전 토론회, “단체 통합 위한 컨트롤 타워 필요”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5.12 18: 06

대한야구협회관리위원회(이하 관리위원회)가 ‘야구 발전 토론회’를 개최했다.
1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3층 회의실에서 ‘야구 발전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용식 관동대학교 교수, 허구연, 한만정 해설위원, 이재국 한국야구기자협회장(스포츠 동아 기자) 등을 비롯해 약 50여 명의 야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대한야구협회가 지난 3월 25일 대한체육회 제1차 이사회에서 관리단체로 지정된 이후 대한야구협회관리위원회가 추진한 첫 공식 행사다.
대한야구협회는 그동안 각종 고소, 고발 건으로 내홍을 겪었다. 비리 혐의에 재정 악화 문제까지 겹치면서 지난 3월 11일 박상희 회장이 사퇴한 상황. 관리위원회는 ‘야구 단체 통합 효과 극대화 방안’을 주제로 놓고 토론을 벌였다. 토론의 골자는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이다.

발제자인 이용식 교수는 엘리트야구 혹은 생활야구 한 쪽으로 치우친 통합의 한계를 지적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엘리트 야구인 대한야구협회는 생활야구를 단순히 돈과 시간이 있으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또 생활야구인 전국야구연합회는 학교 야구를 기반으로 야구협을 같은 ‘식구’라고 생각하고 지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허구연 위원은 “그동안 야구가 발전할 수 있었던 건 관계자들의 봉사, 희생이 있었다. 먼저 통합을 위해선 봉사, 희생이라는 대전제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허 위원은 “단체를 통합해 야구 전체를 컨트롤해야 한다. 현재 생활체육야구는 각 지역에 똘똘 뭉쳐 잘 하고 있다. 하지만 컨트롤 타워가 없다”면서 “하나의 수장을 두고 프로야구, 대한야구협회, 생활체육, 유소년야구를 통제해야 한다. 서로 양보하고 이해해서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함께 패널로 참석한 이재국 야구기자협회장, 한만정 위원 역시 같은 뜻을 내비쳤다. 이재국 회장은 “한국야구는 겉으로 호황이지만 구조적인 면에선 어둡다. 대한야구협회와 생활체육연합회의 통합은 한국 야구 역사에서 획기적인 과업이자 전환점이라 생각한다”면서 “상생의 길을 가고 단기, 장기 플랜을 잘 세워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프로야구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업야구를 부활시켜야 한다. KBO 조직이 중심이 돼 상생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KBO는 지난 2014년부터 ‘KBO기 전국 직장인 야구대회’ 개최하고 있다. 이는 엘리트야구와 생활야구가 어우러진 장이라 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이 대회를 언급하며 “KBO가 대회 운영비와 상금을 내걸고 있고, 야구연합회에선 시도 대표팀들을 선정하고 있다. 이미 상생하고 있다. 이걸 공식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중계권으로 연결키시고 언론의 관심을 끌어들여야 한다. KBO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전국야구연합회 이사를 맡고 있는 한만정 위원은 “생활체육 쪽에선 통합을 준비했었다. 1차 회의를 마치고 2차에서 발표를 하려고 했는데, 대한야구협회가 관리 단체로 지정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 위원은 “전국야구연합회는 이사들이 직접 회비를 내면서 운영해왔다. 또한 45만 명의 회원들이 있다. 생활 체육 쪽에선 엘리트 야구에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야구협회가 회장은 어떻게 선출할 것인지, 언제까지 관리 단체가 되는지, 비리 방지는 어떻게 할 것인지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이런 문제들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연합회의 의견이다. 만약 대한야구협회가 안정되지 않으면 관리위원회가 4~5년 지속돼야 한다고 본다. 위원회에서 줄기를 만들어놓는다면 생활체육도 협조할 것이다”면서 “대한야구협회는 일단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의 회장 등 수장을 모셔서 야구가 발전하는 토대를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용일 KBO 초대 사무총장은 “대한야구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돼서 통합할 대상이 없는 상황이다. 대한야구협회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허 위원은 이에 대해 “비상사태에선 강력한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체제 속에선 한 그룹 형태에서 강력한 총수가 있어야 한다”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이날 토론은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단체 통합에 대한 확고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장기 계획 속에서 단계적인 통합을 진행해야 한다는 데 대부분의 패널들이 동의했다. 한편 대한야구협회는 지난 3월 25일 대의원총회를 열어 전국야구연합회와의 통합을 추진했으나 관리 단체 지정으로 무산된 바 있다. 과연 대한야구협회관리위원회가 난관을 극복하고 단체 통합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krsumin@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