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①] 마우어가 생각하는 부활, 그리고 1루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5.13 13: 00

뇌진탕 극복하고 출루머신으로 부활 성공
1루수 전향 후 가장 달라진 것은 경기 준비
 미네소타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조 마우어(33)는 1루수로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마스크를 벗은 대신 방망이만으로 미네소타를 대표하고 있는 그는 포수였을 때부터 자신의 장점 중 하나였던 타격 정확성과 선구안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마우어는 12일까지 타율 3할1리, 출루율 4할2푼4리로 활약하고 있다. 출루율은 당당히 아메리칸리그 1위. 팀은 아메리칸리그 전체 꼴찌로 처졌지만, 마우어의 탓은 아니다. 장타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삼진(17개)보다 볼넷(24개)이 훨씬 많을 정도로 그는 투수들에게 까다로운 상대다.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의 홈팀 클럽하우스에서 경기를 준비하던 마우어와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인터뷰 당시 마우어는 “지금까지는 정말 좋다. 매 타석 출루해서 득점하려고 했고, 지금까지는 다행히 잘 되고 있다”고 타신의 타격에 대해 이야기했다.
출루 능력은 물론 꾸준함도 리그 정상급이다. 그는 올해 출전한 33경기 중 30경기에서 출루에 성공했다. 7일부터 있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3연전에서 합계 8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3경기 연속으로 출루에 실패한 것을 빼고는 전 경기 출루다. 짧은 슬럼프에서 벗어난 마우어는 최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리즈에서 다시 2경기 연속 출루를 해냈다.
포수 시절 겪은 뇌진탕으로 인해 지난 2년간 성적이 크게 하락하는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올해는 부활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좋아진 비결에 대해 그는 “공을 더 많이 보고 치려고 했다. 수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고, 지금은 좀 더 나아진 상태라고 생각한다. 방망이엔 변화가 없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계속 같은 사이즈와 무게, 같은 브랜드 제품을 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전적으로 몸 상태가 좋아진 결과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경기를 준비하는 시간들이다. “가장 달라진 것은 아마도 매일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일 것이다. 포수는 다른 선수들도 봐야 하고, 신체적으로도 소모가 많은 포지션이다. 1년 내내 좋은 상태를 유지하려면 할 일이 정말 많다. 1루수는 조금 다르다. 1루수가 된 뒤로는 웨이트 트레이닝장에 있어야 할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 마우어의 설명이다.
빅리그에서도 공수를 겸비한 최고의 포수로 정평이 난 그였기에, 마스크를 벗는 결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포지션보다 소중한 것은 야구 그 자체였고, 더 오래 뛰려면 변화가 불가피했다. 마우어는 “포수로 뛰는 게 좋았고, 열심히 했다. 하지만 계속된 뇌진탕 증세 때문에 옮길 수밖에 없었다. 특히 2013년에는 4~5개월 정도 힘들었다. 지금은 좋아졌고, 1루수가 되면서 다행히 투구나 파울팁에 의해 다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였다”고 말했다.
타격이 뛰어난 포수는 어느 시점에 수비 부담이 적은 1루로 옮기면 타자로서의 좋은 커리어를 수년간 더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 마우어다. 그를 보는 일부 전문가들은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같은 길을 걷는 것이 좋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마우어도 부정적이지 않다. “포지는 특별한 선수고, 동시에 뛰어난 타자다. 포수로서도 마찬가지다”라고 한 마우어는 “모든 포수들이 포지와 같은 타격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도 언젠가 포수로 뛰기 어려워졌을 때 1루수로 옮긴다면 좋은 타자로 몇 년 더 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생각을 솔직히 표현했다.
마우어는 이미 아메리칸리그 MVP(2009)까지 받아봤고, 아직 완연한 30대 중반이 되기도 전에 통산 2000안타에 근접(12일까지 1731안타)했을 정도로 화려한 커리어를 쌓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한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이기도 하다. 한 선수가 이룰 수 있는 영광들은 대부분 이룬 셈.
이제 남은 것은 동료들과 함께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남은 목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마우어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하고 늘 자신을 위해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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