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외인 원투펀치 예우가 남다른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5.13 05: 56

해커-스튜어트, 등판간격·이닝 관리  
김경문 감독, "1~2선발이라면 예우"
"외국인 투수들을 예우를 해줘야 한다". 

NC는 12일 대전 한화전 선발투수로 외국인 에이스 에릭 해커를 내세웠다. 로테이션 순서대로라면 이날 한화전에는 해커가 아니라 이재학이 나설 차례. 10일 한화전이 우천 연기돼 등판 날짜가 하루씩 뒤로 밀릴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이재학은 지난해부터 한화전 5경기 4승1패 평균자책점 1.40으로 강했다. 
하지만 NC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해커였다. 이재학은 13일 마산 kt전으로 미뤄졌다. 김 감독은 "해커는 등판 날짜가 바뀌면 조금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다"며 "외국인 투수들은 예우를 해줘야 한다. 1~2선발이고, 등판 날짜를 맞춰주는 게 좋다. 로테이션의 우선권은 외국인들에게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해커는 2013년 NC의 1군 진입 첫 시즌부터 함께했고, 지난해 19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1선발로 변함없이 빼어난 투구를 하고 있다. 김 감독의 배려로 당초 정해진 12일 한화전에 선발로 나선 해커는 6이닝 8탈삼진 1실점의 안정적인 투구로 시즌 6승째를 올리며 다승 공동선두에 올랐다. 
해커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대체 선수로 들어와 페넌트레이스 2위에 기여한 재크 스튜어트 역시 김 감독에게서 확실한 예우를 받고 있다. 11일 한화전이 그랬다. 이날 스튜어트는 5이닝 안타 12개를 맞고 6실점(5자책)했다. KBO리그 데뷔 후 개인 최다 실점으로 흔들리는 와중에도 결국 5회를 소화했다. 
총 투구수는 112개. 결승점을 내준 5회 위기에 투수 교체 타이밍이 있었지만 김 감독은 스튜어트를 바꾸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볼 개수만 보면 바꿔 주는 게 맞다. 하지만 야구는 1경기 이기는 게 전부가 아니다. 본인 스스로 다음 경기를 준비할 때 곱씹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대답했다. 
경기를 잡으러 들어갔다면 스튜어트를 5회 이닝 중 교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발투수가 매번 잘 던질 수 없고, 김 감독은 어쩌다 흔들릴 때도 믿고 맡겼다. "야구는 1경기 이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날 하루를 못해도 다음 경기에 분발해서 중요할 때 잡아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이다. 
실제로 스튜어트는 지난해 19경기에 이어 올해 7경기까지, 총 26경기를 선발로 나서 한 번도 5회가 끝나기 전 교체된 적이 없다. 해커도 지난해 6월7일 마산 삼성전부터 28경기 연속으로 5이닝 이상 던지고 있다. 4실점 이상이 5경기 있었지만 5회는 모두 채웠다. 선발투수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의무이자 자존심인 5이닝을 채울 수 있도록 예우했다. NC 외국인 원투펀치의 동기부여가 어느 팀보다 잘 돼 있는 이유다. /waw@osen.co.kr
[사진] 해커-스튜어트.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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