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 중’ 최정, 이제 본궤도 진입 남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13 10: 14

SK는 4번 타자 정의윤(30)이 시즌 초반 대폭발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12일까지 타율 3할5푼, 9홈런, 42타점의 맹활약이다. 그러나 타선의 연쇄 폭발은 ‘아직’이다. 아직 팀의 간판타자인 최정(29)의 방망이에 불이 붙지 않아서다.
최정은 4월 한 달 동안 타율 2할6푼1리, 5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수치가 절대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타율이 조금 떨어졌다. 최정이라는 이름값을 생각하면 만족할 수 없는 수치였다. 득점권 상황에서 고전하는 면도 있었다. 이에 김용희 SK 감독은 “1년에 제대로 된 타이밍에 맞아 나가는 안타가 몇 개나 되겠는가. 너무 완벽하게 치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는 몇몇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출루율이었다. 최정은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무는 동안에도 꾸준히 4할 언저리의 출루율을 유지했다. 볼넷을 많이 골라서다. 상대 투수들이 철저하게 유인구 승부를 하는 가운데에서도 선구안이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또한 무엇보다 건강했다. 지난 2년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최정으로서는 가장 위안을 삼을 만한 요소였다.

최정은 최근 타격에 대해 “상대 투수들의 공이 좋았다. 이를 내가 치지 못한 것이다. 타격에 고민이 많다거나 그런 것은 없다. 유인구 승부는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며 차분하게 때를 기다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아프지 않다는 것이 좋다. 고민을 해도 경기장에 들어가서 하는 것이 좋다. 경기장 밖에서 지켜본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미소 지었다. 조급한 것은 없었다. 여유가 묻어났다.
그런 최정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서서히 안타를 몰아치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 세 차례나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안타의 개수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좌측으로 빠른 타구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최정의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장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루율은 4할2푼7리로 리그 10위다. 출루율 상위 10명 중 2할8푼 아래의 타율을 기록 중인 선수는 오직 최정뿐이다.
12일 인천 두산전에서는 기분전환이 될 만한 홈런포 하나도 때려냈다. 4-2로 앞선 7회 두산 두 번째 투수 윤명준의 커브를 완벽하게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포를 쳐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타이밍에 완벽한 어프로치가 이뤄졌다. 시즌 7호 홈런. 타율과는 별개로 홈런 페이스는 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수비에서도 신들린 핸들링으로 힘을 내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냈다.
테이블세터의 부진으로 타점 기회는 잘 찾아오지 않고 있지만 정의윤이 폭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로 앞에 위치하는 최정의 출루는 그 자체로 큰 위력이 있다. 실제 최정은 31득점으로 리그 득점 부문 2위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득점권 타율이 떨어지지만 어차피 타율이 오르면 득점권 타율은 자연히 같이 오르게 되어 있다. 아프지만 않으면 언제든지 3할에 30홈런 가까운 기록을 낼 수 있는, 걱정할 게 없는 타자다. 이제 본궤도 진입만 남았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